"북한 홍보하면 가점 준다는 방통위" .. 방송 편성권 침해 논란
방송계 "사실상 남북 관련 프로그램 만들라는 말"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사들이 북한 관련 전문 프로그램을 편성할 경우 방송 평가 때 추가 점수를 주는 방안을 도입 예정이어서, 방송 편성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통위는 최근 마련한 방송평가 영역별 점수 배점 개정안에 ‘남북 관련 프로그램 편성 평가’ 조항을 신설, 프로그램 편성과 편성시간대에 각각 5점 씩 최대 10점의 가점을 주는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 ‘남북의 창’이나 MBC ‘통일전망대’ 같은 프로그램에 대해 최대 10점까지 방송 평가에서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방통위는 평가 제도를 바꾼 취지로 “남북 간의 이해를 증진하고 민족 동질성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의 편성이 줄고 있어 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방송법에 따라 장애인 프로그램 편성이나 재난방송 송출 등 의무규정을 잘 준수하는지를 평가하고 가점을 줄 수는 있지만, 법에 근거도 없이 ‘남북관련 프로그램’을 편성할 경우 가점을 주는 것은 방송 편성에 개입하는 행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 질의에서 김영식 의원은’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규정한 방송법 4조2항 ‘누구든 방송편성에 관해 방송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를 제시하며, “법에도 없는 조항으로 편성에 관여하는 것은 방송 편성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답변에서 “우리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를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방통위로서)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방송 평가 점수는 지상파·종편·보도 전문 채널이 재허가나 재승인을 받을 때 근거가 되는 수치로, 기준점에 미달할 경우, 재허가·재승인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방송사들이 평소 방송에서 주의나 경고, 관계자 징계 등 같은 법정 제재를 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도 제재 수위에 따라 1~8점씩 감점(減点) 요인이 쌓여 최종 평가에서 무더기 감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 관계자들 사이에선 “재허가 재승인 과정에서 1~2 점 부족으로 과락이 발생해 조건부 재허가나 재승인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가점 제도가 있으면 누가 북한 관련 프로그램 안 만들겠냐”면서 “사실상 남북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강제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김 의원은 “연일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실상 북한을 홍보하는 프로그램들에 왜 가점을 주려는지 의문”이라며 “이런 식으로 특정 프로그램을 편성할 때 가점을 주는 것은 언론의 편성과 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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