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CPTPP의 역설과 한국의 선택

김충제 입력 2021. 10. 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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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세안의 최빈국이 포함된 RCEP 협정과는 달리 높은 자유화 수준과 까다로운 규범 때문에 중국의 CPTPP 가입에 부정적인 세간의 예상을 깨고 중국이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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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중국과 대만의 가입 신청 이후 우리 정부의 가입여부 결정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CPTPP는 2018년 12월 30일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일본, 호주, 멕시코, 베트남 등 11개국이 회원국이다. 원래 TPP라는 명칭으로 미국이 주도한 메가 FTA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서명을 철회하는 바람에 미국이 빠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TPP 협정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가입을 검토했으나 아직까지 CPTPP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 오바마 대통령이 CPTPP의 오리지널 버전인 TPP를 추진할 당시 이는 미국의 '중국 봉쇄(containing China)' 전략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던 중국이 CPTPP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가 동맹 카드를 사용해 다방면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배제하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립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중국은 CPTPP 협상을 활용할 수 있고 국내적으로 필요한 제도개혁을 통해 CPTPP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전략적 승리라는 평가도 있다. 아세안의 최빈국이 포함된 RCEP 협정과는 달리 높은 자유화 수준과 까다로운 규범 때문에 중국의 CPTPP 가입에 부정적인 세간의 예상을 깨고 중국이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중국 견제를 표방하면서도 중국 봉쇄에 효과적일 수 있는 TPP를 철회한 것은 실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 관계만으로 중국에 압박을 가하는 트럼프 방식이 실패했고 그래서 바이든 정부는 동맹과의 공동전선을 편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의 CPTPP 복귀는 최적의 전략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CPTPP 가입은 당분간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통상협상에 필수적인 무역촉진권한(TPA)이 지난 7월 1일에 만료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제도적으로 의회에 무역협상 권한이 있다. 정부(USTR 무역대표부)는 의회로부터 협상 권한을 위임하는 대신 협상 결과에 대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의회가 합의 내용에 수정을 요구하게 되면 다시 협상을 해야 하니 미국 정부나 상대국 입장에서 난감한 노릇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협상 결과에 대해 의회가 찬반 투표만으로 무역협정의 승인 여부를 결정토록 하는 제도가 바로 TPA다. 다른 이유는 국내 정치적으로 무역협정이 비인기 종목이라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대응과 국내경기 부양의 과제를 안고 내년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CPTPP로의 복귀는 부담이 되는 반면 재도전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좋은 구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미국의 복귀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과 대만이 도전장을 내밀고 태평양 국가도 아닌 영국조차 협상을 진행 중인 CPTPP에 한국은 들어가야 할까? 당연히 가입비용과 경제적 효과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다만, 코로나와 패권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통상의 안보화, 디지털화 등 패러다임 전환기에 모든 주변국이 참여하거나 참여를 신청한 협상에서 계속 경기장 밖에 남아 있으려면 무척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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