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장면 넣지마세요..미디어노출이 되레 '독'
극단선택 장소로 유명 '부작용'
한강교량서 5년간 2736건 비극
◆ 당신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⑥ ◆
서울에 위치한 20여 개 한강 교량 중 유독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 시도 사건 100건 중 33건이 마포대교에서 발생한 것이다. 당국이 투신율이 높은 마포대교를 자살 예방을 위한 장소로 조성 중이지만 오히려 노출 빈도가 높아질수록 자살 관련 대표 장소로 인식되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20여 개 서울 한강 교량에서 이뤄진 자살 시도는 총 2736건이었다. 이 중 마포대교에서의 자살 시도 비중은 910건으로 약 33%에 달했다. 마포대교 다음으로 자살 시도가 많은 곳은 한강대교(378건·14%), 양화대교(170건·6%), 잠실대교(127건·5%) 순이었다.
마포대교는 생명의 전화, 자살 예방 문구, 철제 펜스 등 다양한 자살 방지 시설이 설치된 곳이다. 하지만 이 같은 투신 사례, 예방 정책 등의 소식이 매스컴에 반복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오히려 자살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2012년 마포대교 난간에 센서를 설치해 보행자 움직임에 따라 응원 메시지가 나오는 '생명의 다리' 시스템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투신 시도가 많아지자 철거했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안전정책본부장은 "한강 교량에서의 추락사 비중은 실제론 낮은 편인데 현실에선 굉장히 이슈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도엔 생명의 전화 등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 교량이 2400여 개나 있지만 마포대교처럼 자살 시도가 많진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자살 예방 사업은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가천대 교수)은 "과거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 후 지하철 자살 시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한강 교량에서의 구조율을 높이기 위해 철조망 등을 높여 설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책 영향으로 자살 시도자 구조율이 높아진 건 긍정적이다. 서울시는 최근 마포대교 육상 부분에 자살 시도자들이 난간을 넘을 수 없게끔 철제 펜스를 설치하는 등 자살 예방 시설을 보강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강 교량 자살 시도자 생존 구조율은 98%에 달한다. 305명의 자살 시도자 중 299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기획취재팀 = 김명환 팀장 / 이진한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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