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 모델 교체"..국내 2차전지株 우수수

강봉진,신혜림 2021. 10. 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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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3분기 깜짝 실적
순익 1조9천억원 사상최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서
中생산 LFP 채택 방침에
엘앤에프 6.3% 천보 3.8% 급락
전문가 "주가 하락폭 과도"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깜짝 실적'을 선보였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일부 모델의 배터리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주가 동반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3분기 24만1300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3% 더 많은 수치다. WSJ는 중국에서 제조된 테슬라 차량의 판매가 증가한 점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138억달러(약 16조2150억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16억달러(약 1조8793억원)로 전년 동기(3억3100만달러)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각각 136억달러, 13억달러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돌았다.

WSJ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강도 높은 부품 공급 체계 수직계열화를 통해 부품 공급사에 대한 장악력을 키운 것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잭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망 문제로 인한 일부 생산 차질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커크혼 CFO는 "부품 부족, 물류 변동성으로 인해 공장을 최대 용량으로 가동할 수 없다"며 고객들이 차량 인도까지 더 오랜 기간 대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시장 분석가들은 4분기에 테슬라의 차량 인도 수가 26만6000대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총 약 90만대의 차량을 인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차량 약 50만대를 인도했다.

테슬라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21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주 주가는 셀, 부품 소재 업체를 막론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LG화학은 전날에 비해 4.05% 내린 80만6000원에 마감했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0.55%, 0.39% 하락했다. 셀 업체 대비 소재 관련주들 낙폭이 더 컸다. 양극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이 8.8%, 엘앤에프가 6.3% 하락했고 전해액 첨가제를 제조하는 천보 주가도 3.87% 내렸다.

테슬라가 콘퍼런스콜을 통해서 스탠더드 레인지 모델의 배터리를 기존의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교체하겠다고 밝힌 것이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됐다.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NCMA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반면 LFP 배터리는 CATL과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한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NCMA 배터리는 희소금속을 사용하는데 채굴 시 인권 착취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LFP 배터리 도입 확대는 노동 관련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도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였다. 그동안 국내 2차전지주가 크게 오르며 중국 2차전지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이번 발표가 불을 댕긴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양극재 업체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62배에 달하는 데 반해 중국 양극재 업체들의 PER가 절반 수준인 33배에 불과해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국내 2차전지주를 팔고, 싼 중국 2차전지주를 살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전기차에 LFP를 탑재하겠다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하이니켈(NCM·NCA·NCMA) 물량을 줄이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주가 하락은 과도하며 2차전지 업종에 대한 전망 역시 기존(비중 확대)과 크게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밸류체인 업체들의 펀더멘털 훼손 요인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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