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이정재의 도전은 계속된다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1. 10. 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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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이정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연차가 쌓일 만큼 안주할 법도 한데 그러지를 않는다. 데뷔 30년 차가 다 되어가지만, 늘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배우 이정재로 인해 우리는 좋은 작품,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정재의 도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는 극 중 게임 참가자 성기훈을 연기했다.

'오징어 게임'은 이정재의 첫 넷플릭스 출연작이다. 드라마와, 영화, 플랫폼의 경계를 두지 않고 재미있는 작품을 선택해왔던 이정재에게 '오징어 게임'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상금을 두고 생존 게임을 펼친다는 설정과 어린 시절 했던 게임을 한다는 점이 이정재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정재는 넷플릭스와 첫 협업에 대해 "작업 방식은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를 알리게 되는데 넷플릭스가 많은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라면서 "K-콘텐츠를 잘 몰랐던 분들이 여타 작품을 보고 즐거워하는 걸 이 작품 하기 전부터 봐서 알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늘어난 운동복에 덥수룩한 헤어 스타일, 꾀죄죄한 얼굴을 한 성기훈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이정재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성기훈은 변변치 못한 직업에 경마장에서 돈을 탕진하는 철없는 인물의 전형이다. 캐릭터 설명만 놓고 보자면 이정재와 쉽게 매치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부담을 느꼈을 법도 하지만, 이정재는 그렇지 않았다.

이정재는 성기훈이 게임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을 잘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성기훈에 몰두하니 부담을 가질 여력이 없었다는 것. 그는 "나이 드신 어머니에게 얹혀사는 캐릭터이지 않나. 게임에 참여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다 현실 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지 않나. 성기훈 역시도 직업도 없고 어머니가 아프신데도 불구하고 아들로서 잘 보살펴 드릴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그 부분을 잘 보여드리는 게 제가 가장 노력했던 부분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재는 "성기훈의 사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상황들이 보였던 것 같다.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면서 아내, 아이와 헤어진 상황이 잘 설명되지 않았나. 그런 상황들을 빨리 벗어나 보려고 경마장까지 가게 되는, 뭔가를 하면 할수록 밑바닥으로 내려가기만 했던 기훈의 상황들이 잘 설명돼 있었다"라고 성기훈의 감정선을 충분히 설명해놓은 시나리오 덕분에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경마장에서 엄마 돈을 탕진했던 성기훈이 게임 안에서 점차 사람들을 위하는 정의의 사도(?)가 되는 과정에 대해 시청자들의 많은 의문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기훈이라는 캐릭터는 경마장에 갔던 건 이 친구가 어떻게 해서든지 경제적인 상황을 모면해보고자 하는 표현의 방법이었다"면서 "오지랖은 기훈에게 선한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그 친구의 선한 면들이 어쩔 때는 선한 면으로 보이지만 어떨 때는 철없는 사람으로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재는 "기훈은 밉상으로 보이면 안 되는 캐릭터라서 연기할 때 여기서 조금 더 하면 밉상처럼 보이고, 덜 하면 철없는 놈처럼 안 보이고 하니까 적당한 수위조절을 해야 했다. 현장에서 연기할 때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 공개 이후 시청자들은 지금껏 본 적 없었던 이정재의 새로운 모습에 호평을 보냈다. 연기를 위해서 아낌없이 망가지고,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해낸 이정재의 노력에 극찬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기훈은 감독님이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제가 그런 부분들을 연기적으로 아주 잘했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것대로, 감독님의 요구사항에 열심히 따랐다. 저도 사실은 잘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 나왔기 때문에 감독님과 같이 만들었던 성기훈이 꽤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한국 오리지널 작품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오징어 게임'이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오징어 게임' 열풍이 돌 정도로 작품을 향한 글로벌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아직 잘 믿기지가 않는다. 얼떨떨하다. 촬영장 이외에는 다른 생활을 못하고 있어서 더 그런 걸 수도 있다. 지방 세트장에 있어서 뉴스로만 소식을 접하다 보니까 더 실감이 안나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유에 대해 "역시 유니크함인 것 같다. 그 유니크함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했다는 것,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해외 시청자들에게 단단히 눈도장을 찍은 이정재는 해외 진출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를 남겨놓았다. 그는 "제가 영어를 잘 못해서 할리우드에서 잘 활동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떤 기회가 올 수도, 안 올 수도 있는 거다"면서 "지금 촬영하고 있는 걸 마무리해야 하고, 제안 들어와 있는 시나리오 중에서 잘 선택해야 한다. 할리우드에 대한 생각은 아직 없다"라고 했다.

매 작품마다 전작과는 조금이나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이정재. '오징어 게임'이란 도전을 마친 그는 또 한 번의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정재는 현재 영화 '헌트'로 첫 영화 연출에 도전하고 있다. 이정재는 매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안 해봤던 것을 위주로 하는 것이 더 흥미롭고. 그 흥미가 있어야지 '내가 어떻게 하면 이 작품에 도움이 될까'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재밌게 보실까'라는 흥미 자체가 있어야 조금 더 노력과 고민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까 다음 작품을 할 때는 안 해봤던 캐릭터라던가 해본 거라도 다르게 표현하려는 방식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관객들을 위해 고민과 노력을 들여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는 이정재. 그렇기에 이정재의 도전이 계속되길 응원할 수밖에 없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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