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전세대출, DSR 규제에 적용 안할 것"

정소람/빈난새 2021. 10. 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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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이 21일 전세자금 대출을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 자율적으로 보증금 증액 범위 내에서, 실수요 범위 내에서 전세대출이 이뤄지도록 하자고 한 것"이라며 "전세대출과 관련해 금리(문제)나 갭 투자를 유발한다는 문제 등을 잘 보면서 관리해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8월 말 고 위원장이 취임한 뒤 전세대출도 DSR 규제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줄곧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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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국감
"실수요자엔 상환능력 안따지고 대출"
실수요자 대출 차단 우려 커지자
당국 한발 후퇴..전세대출 숨통
26일 가계부채 보완대책 발표
카드론 DSR 적용 앞당기는 등
다른 대출은 규제 고삐 더 죌 듯
사진=뉴스1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이 21일 전세자금 대출을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입자들의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지 않고,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전세대출 시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

 은행 자율, 보증금 증액 범위 내 대출

고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대책 관련 실수요자 보호 방안을 묻는 질문에 “전세자금대출을 직접 DSR에 적용하는 방안은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은행 자율적으로 보증금 증액 범위 내에서, 실수요 범위 내에서 전세대출이 이뤄지도록 하자고 한 것”이라며 “전세대출과 관련해 금리(문제)나 갭 투자를 유발한다는 문제 등을 잘 보면서 관리해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발표되는 가계부채 관리 보완대책에서 전세대출에 상환능력을 평가하도록 하는 안은 제외될 전망이다. DSR은 연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비중으로, 상환능력 안에서 대출받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 7월부터 일부 주택담보·신용대출에만 40%가 적용됐다.

그러나 8월 말 고 위원장이 취임한 뒤 전세대출도 DSR 규제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줄곧 제기됐다. 올해 늘어난 대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세대출을 죄는 게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가장 손쉬운 수단이기 때문이다. 전세대출을 DSR 규제 대상에 넣되 산정 만기를 길게 해 주거나, 전체 대출액 가운데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아닌 은행의 자체 신용으로 취급되는 10%만 우선 포함하는 식의 보완 대책도 거론됐다. 그러나 무주택 실수요자의 대출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당국이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실수요자가 전세대출 등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회적 전세 규제는 강화될 듯

금융당국은 대신 우회적으로 전세대출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5대 은행을 필두로 은행권이 ‘자율 규제’ 형식으로 마련해 27일부터 시행하는 전세대출 관리 방안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세입자가 받을 수 있는 전세대출 한도를 전체 보증금의 80%에서 보증금 증액 범위로 줄이는 게 핵심이다. 은행들은 잔금일 이후에는 전세대출 취급을 금지하고, 대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유주택자의 비대면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주택보유자가 전세대출을 받으려면 반드시 은행 창구를 방문해야 한다.

고 위원장은 다른 대출에 대해서는 규제 강도를 올릴 것을 예고했다. 그는 “내주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은 DSR 시행 시기를 당기는 문제, 제2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가계부채 질 관리 강화 등을 담고 있다”며 “금융회사 자체 관리 강화, 실수요자 보호 방안도 넣어 발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카드론의 DSR 적용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당초 카드론은 내년 7월부터 DSR 규제에 포함될 예정이었다.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홍콩 다음 2위라고 하는데 사실상 우리가 1위이며, 버블 가능성 지수도 우리가 2위이고 주택가격 상승률은 세계 3위라고 한다”며 “관리가 상당히 필요한 시점으로 차근차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정소람/빈난새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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