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에서 육아 '꿀팁' 서비스 받을 수 있어요

배준용 기자 입력 2021. 10. 21. 16:49 수정 2021. 10. 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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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이용 평점 9.3으로 산모 만족도 높아
'육아 튜터' 보건소 간호사가 집 방문해
산모·아기 건강 확인, 육아 방법 전수
만 2세 미만 아이 있다면 신청하세요

“선생님, 재이가 요즘 낮잠이 줄고 더 놀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낮잠을 자는 시간보다 아이의 컨디션이 더 중요해요. 재이는 낮잠을 덜 자도 기력이 없거나 잘 먹지 못하는 게 아니니까 걱정 안 하셔도 괜찮아요.”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보건소 현영숙(43) 간호사가 지난 1월 태어난 김재이양의 집을 찾았다. 지난 2월 처음 김양의 집을 방문한 이후 세 번째 방문이다. 재이 엄마 나이정(36)씨와 현 간호사는 만나자마자 그간 쌓였던 재이에 관한 궁금증을 두고 쉼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 이용 가능한 지자체

세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생애초기 건강관리사업’으로 이어졌다. 아이를 출산하고 8주 내로 보건소에 전화 등으로 신청하면 서울대 산학협력단에서 전문적인 연수를 받은 보건소 간호사가 ‘육아 튜터’로 배정돼 산모의 집을 직접 방문한다. 아이의 발달 상태와 산모의 심리·건강 상태를 꼼꼼히 확인할 뿐 아니라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등 갖가지 육아 관련 ‘꿀팁’을 전수해준다.

나씨는 “제가 경험해본 복지 사업 중에 가장 체감도가 높고 만족도도 크다”고 말했다. “사실 제가 대학 때 유아교육을 전공해서 출산·육아에 내심 자신이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출산하니 아이의 변 색깔의 변화나 작은 울음소리의 변화에도 안절부절 못하고 걱정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생각보다 검증된 정보는 많지도 않고 매번 병원에 갈 수도 없고, 인터넷에는 ‘카더라’식의 정보가 많아 답답하고 막막했어요.”

하지만 현 간호사를 만나면서 나씨의 고민은 사라졌다. 현 간호사는 “원래 사업은 1회 방문을 원칙으로 하지만, 저는 아기 엄마들과 전화나 문자로 수시로 궁금한 부분들을 알려 드리고 있다”며 “생애초기건강관리사업이 빨리 확대되어 산모 분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 맘 카페 등 막 출산한 엄마들 사이에선 “생애초기건강관리사업을 신청할 수 있으면 무조건 하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그만큼 체감 만족도가 높은 셈이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생애초기건강관리사업 시범 사업을 이용한 출산 여성 674명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에 9.3점이 나왔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해 ‘아기 발달 상태를 체크 확인해준 것’이 61.9%로 가장 많았고 ‘궁금한 점을 자세히, 친절하게 설명해준 것’이 54.3%로 뒤를 이었다.

생애초기건강관리사업은 현재 서울 외 28개 보건소에서 시범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 전체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 아기 건강 첫걸음 사업’ 같은 서비스를 신청·이용할 수 있다. 보건소에 임신부로 등록된 여성 또는 만 2세 미만 영아가 있는 가정이라면 보건소에 전화 등을 통해 신청 가능하고, 비용 부담도 없다. 현 간호사는 “출산 후 8주 내로 방문할 수 있도록 미리 신청해야 더 질 높은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다”고 조언했다.

1회 방문(기본 방문)에서 산모와 아기의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하고 육아 관련 지식과 정보 등을 알려주며 상담·교육을 진행한다. 이때 산모의 우울 수준이 심각하거나 저소득 가구, 다문화 가정 등인 경우에는 영아가 만 2세가 될 때까지 25~29회까지 주기적으로 방문해 산모의 우울과 트라우마 등을 관리하고 상담·교육을 계속 제공한다.

정부는 1회 방문으로 한정된 기본 방문 서비스 횟수를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는 “방문 횟수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아 서비스 확대를 검토 중”이라며 “내년에는 시행 보건소를 50개소로 늘리고, 2024년쯤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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