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비매너 거래, '이렇게' 방지하세요

김주미 입력 2021. 10. 21. 16:39 수정 2021. 10. 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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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미 기자 ]

최근 수원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00아파트에 거주한다'라고 소개한 익명의 판매자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자신도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 이사를 간다며 내놓은 물건들에 한번 더 눈길이 갔다. 판매자가 올린 물건 3가지를 구입하겠다고 전한 A씨는 곧장 만나자는 판매자의 말에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집 근처 편의점 앞으로 나갔다.

미리 나와있던 판매자는 선글라스, 가방, 커피를 담은 쇼핑백을 건네며 '한번도 안 쓴 새 선글라스니 잘 쓰시라'고 말했다. A씨는 기분좋게 거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불을 환하게 켠 거실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선글라스 조립 부분 나사가 미세하게 튀어나와 있고 테에는 눈에 띄는 흠집이 나 있었다. '분명 새것이라고 했는데..' A씨는 다시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판매자는 오히려 A씨에게 "그 가격에 명품 바라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최근 아이 엄마들 사이에서도 성행하는 중고거래는 '당근마켓'이란 플랫폼을 통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더 이상 쓸 일이 없는 아기 목욕의자, 침대 등 시기를 지난 육아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필요한 사람이 구입해간다. 이런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진상' 거래도 적지 않다. 앞서 든 예시와 같이 하자 없는 새 물건인 양 소개해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발뺌하는 판매자를 만날 수도 있다.

이런 당황스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첫째는 판매자의 '온도'를 살펴야 한다. 판매자, 구매자 모두 자신의 별명을 등록한 '프로필'이 있다. 동네 거래 이력이 많고, 구입한 사람들의 평판이 좋았던 판매자는 프로필 온도가 올라간다. 기본 온도는 36.5℃에서 시작하므로 이보다 높은 온도의 판매자라면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이웃일 것이다.

둘째로는 '그 자리에서 물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태도다. 특히 커피머신, 전기포트 같은 전열 기기는 전선에 큰 흠집이 없는지, 부품이 모두 있는지, 버튼이 잘 눌리는지 등을 제대로 체크해야 한다. 좋은 판매자 이웃들이 많지만, 가끔 등장하는 무책임한 판매자는 자신의 물건을 제대로 살피지도 않고 '새것이다', '한번도 쓴적없다' 라는 말을 붙이기도 한다. 판매자가 올린 글에 첨부된 사진이 몇 장 안되거나 선명하지 않을 때엔 실물을 더욱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만약 설명과 다른 외관에 실망했다면 솔직하게 말한 뒤 거래를 거절하자. 그래야 판매자도 구매자도 훗날 얼굴 붉어질 일이 없을 것이다.

반면, 구매자의 태도에 실망하는 판매자도 많다. 과한 흥정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 대구지역 맘카페에는 당근마켓으로 중고물품 거래를 해왔는데, 구입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상처받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내리고 내린 가격으로 10000원짜리 물건 2개를 판매중이었는데, 전부 다 살테니 15000원에 달라는 사람도 있었다'며, '중고 동화책을 5000원에 판매하고 있을 때에는 어떤 사람이 '가정집 중고책 주제에 5000원이 뭐냐. 1000원에 나한테 팔아라'며 가격 후려치기를 하기도 했다'며 고충을 전했다.

판매자가 정한 가격은 본인의 주관과 양심이 들어간 것이므로 제3자가 함부로 판단해선 안된다. 중고 구입을 원하던 물건이 마켓에 올라왔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단 생각이 들면, 조용히 '찜하기'를 눌러두자. 올려놓은 물건이 오랜 기간 팔리지 않으면 판매자는 당연히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찜해두기를 클릭해 놓은 사람에게 '가격이 내려갔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므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좋을 일이다. 작은 에누리 외에 가격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반값에 가까운 에누리를 요구하는 것은 판매자의 기분만 상하게 할 뿐이다.

아나바다의 감성을 잇는 중고거래 문화는 코로나19로 대면할 일이 줄어든 이웃 간 정을 쌓고,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예의있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친절한 이웃을 만나 중고거래 이상의 기쁨을 얻을 것인지, 순간의 욕심에 치우쳐 좋은 이웃과 멀어질 것인지는 우리의 몫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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