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경화 "ILO, 기존 노동 분야 뛰어 넘는 리더십 필요"
신진우기자 2021. 10. 21. 16:10
여성 최초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입후보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인터뷰
민노총 위원장 구속 "안타까워"..실정법 위반 파업에는 반대
재임 시절 '패싱 논란' 관련 "외교안보 수장에 여자 용납 않는 시각 있어"
민노총 위원장 구속 "안타까워"..실정법 위반 파업에는 반대
재임 시절 '패싱 논란' 관련 "외교안보 수장에 여자 용납 않는 시각 있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퇴임한 뒤 국제기구에 한국 고위직이 거의 없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이제 노동 분야를 뛰어 넘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20일 ILO 사무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2월 장관 퇴임 후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로 있는 강 전 장관을 학교에서 만났다. 강 전 장관이 퇴임 후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20일 ILO 사무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2월 장관 퇴임 후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로 있는 강 전 장관을 학교에서 만났다. 강 전 장관이 퇴임 후 언론과 인터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당선되면 103년 ILO 역사상 아시아 최초 여성 최초
187개 회원국을 둔 ILO는 세계보건기구(WH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처럼 유엔 산하에 있으면서 노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기구다. 강 전 장관은 “ILO 내부에서 이제 비유럽 지역 여성이 수장이 돼야 한다는 공론이 많이 퍼져있다”며 “청와대, 외교부, 고용노동부 등과 협의를 거쳐 최종 입후보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이 내년 3월 다른 4명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면 103년 ILO 역사상 아시아 최초이자 여성 최초로 사무총장에 오르는 것이다.
187개 회원국을 둔 ILO는 세계보건기구(WH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처럼 유엔 산하에 있으면서 노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기구다. 강 전 장관은 “ILO 내부에서 이제 비유럽 지역 여성이 수장이 돼야 한다는 공론이 많이 퍼져있다”며 “청와대, 외교부, 고용노동부 등과 협의를 거쳐 최종 입후보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이 내년 3월 다른 4명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면 103년 ILO 역사상 아시아 최초이자 여성 최초로 사무총장에 오르는 것이다.
강 전 장관 입후보 소식에 노동계에선 반응이 뜨거웠다. 일각에선 노동 문제를 직접 다뤄본 경험이 없는 인물이라 의외란 반응도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서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는 등 30여 개 노동·시민단체, 진보정당 등에선 자격론도 제기했다. 이에 강 전 장관은 “예상 못했던 건 아니다”면서도 “대화를 통해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라며 몸을 낮췄다.
강 전 장관은 18, 19일 각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지지를 얻어냈다. 강 전 장관은 최근 불법 집회 주도 혐의 등으로 구속된 민노총 위원장에 대해선 “안타깝다”며 “(110만 명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체장인 만큼) 어느 정도 정상이 참작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다만 이날 민노총이 도로 점거 총파업을 벌인 것을 두곤 “방역 수칙 등을 어기며 실정법을 위반한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강 전 장관은 18, 19일 각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지지를 얻어냈다. 강 전 장관은 최근 불법 집회 주도 혐의 등으로 구속된 민노총 위원장에 대해선 “안타깝다”며 “(110만 명 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체장인 만큼) 어느 정도 정상이 참작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다만 이날 민노총이 도로 점거 총파업을 벌인 것을 두곤 “방역 수칙 등을 어기며 실정법을 위반한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 “폼페이오, 요즘도 가끔 문자 주고 받아”
강 전 장관은 퇴임 당시 현 정부 내각의 유일한 원년 멤버였다. 대통령 임기 5년을 채울 거란 관측도 나왔지만 3년 7개월 만인 2월 자리를 떠났다. 당시 상황에 대해 강 전 장관은 “분명히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친) 그런 상황이었다”며 “그렇게 외교부를 계속 이끌어나간다는 게 직원들에게 좀 미안했다”고 토로했다.
강 전 장관은 재임 시절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특유의 장점을 발휘했다. 북-미, 남북 정상회담 등 과정에서 미측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 등과 호흡을 맞추며 소통도 대체로 원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전 장관은 “폼페이오는 지금도 ‘내가 장관 시절 가장 자주 소통한 게 한국의 강 장관’이란 말을 한다더라”면서 “요즘도 가끔 (폼페이오 전 장관과) 문자를 주고받곤 한다”고 했다.
강 전 장관은 퇴임 당시 현 정부 내각의 유일한 원년 멤버였다. 대통령 임기 5년을 채울 거란 관측도 나왔지만 3년 7개월 만인 2월 자리를 떠났다. 당시 상황에 대해 강 전 장관은 “분명히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친) 그런 상황이었다”며 “그렇게 외교부를 계속 이끌어나간다는 게 직원들에게 좀 미안했다”고 토로했다.
강 전 장관은 재임 시절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특유의 장점을 발휘했다. 북-미, 남북 정상회담 등 과정에서 미측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 등과 호흡을 맞추며 소통도 대체로 원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전 장관은 “폼페이오는 지금도 ‘내가 장관 시절 가장 자주 소통한 게 한국의 강 장관’이란 말을 한다더라”면서 “요즘도 가끔 (폼페이오 전 장관과) 문자를 주고받곤 한다”고 했다.
강 전 장관은 재임 시절 주요 외교 사안을 청와대가 외교부를 건너뛰고 직접 다룬다는 말이 나오며 ‘장관 패싱’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전 장관은 “외교안보 수장에 여자를 용납하지가 않는 그런 시각들이 (정치권이나 언론 등에) 좀 있다”면서 “남성 장관이었으면 이렇게 질타를 받을까 하는 그런 순간들도 좀 있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재임 중인 지난해 11월 한 포럼에선 “여성으로서 첫 외교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하고 있지만 간혹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건가’ 하는 걸 느낄 때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공개적으로 심정을 밝힌 것을 두고 강 전 장관은 “어떤 의도를 갖거나 작심했던 건 아니다”면서 “그냥 원래 고민거리가 무르익으면 그렇게 밝히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제기한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해선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항구적인 평화 체제로 갖고 가는 프로세스”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 “여성 리더십 키워야”
강 전 장관은 퇴임 후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 한 달 정도는 정말 아무 일 안 하고 집에서 놀고 먹고 좋아하는 맛있는 와인을 실컷 마셨다”며 웃었다. 이후 이대로 자리를 옮기게 된 이유는 “여성 리더십을 키워내려는 이대의 철학과 내 생각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대에서 지난달 ‘여성 리더십’ 등을 주제로 첫 공개 특강에 나섰던 강 전 장관은 “학생들의 질문이 굉장히 도전적이었다”면서 “학생들의 어떤 욕구가 한계치에 도달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 리더십이 (젊은 세대의 욕구에) 대응을 충분하게 못 해오고 있단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면서 “교수나 정부 당국자 등이 깊이 고민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제기한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해선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항구적인 평화 체제로 갖고 가는 프로세스”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 “여성 리더십 키워야”
강 전 장관은 퇴임 후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 한 달 정도는 정말 아무 일 안 하고 집에서 놀고 먹고 좋아하는 맛있는 와인을 실컷 마셨다”며 웃었다. 이후 이대로 자리를 옮기게 된 이유는 “여성 리더십을 키워내려는 이대의 철학과 내 생각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대에서 지난달 ‘여성 리더십’ 등을 주제로 첫 공개 특강에 나섰던 강 전 장관은 “학생들의 질문이 굉장히 도전적이었다”면서 “학생들의 어떤 욕구가 한계치에 도달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존 리더십이 (젊은 세대의 욕구에) 대응을 충분하게 못 해오고 있단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면서 “교수나 정부 당국자 등이 깊이 고민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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