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통과 걱정했던 포항의 반란..ACL 마지막 도장 깨기

김기중 입력 2021. 10. 21. 16:05 수정 2021. 10. 2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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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5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명문' 포항 스틸러스의 올 시즌 시작은 암울했다.

포항팬들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웠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행이었다.

하지만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포항은 16강에서 세레소 오사카, 8강에서 나고야 그램퍼스를 연이어 물리쳤다.

플레이오프 제도가 있던 2007년 포항은 정규리그에서 5위에 그치고도 토너먼트에서 상위권 팀들을 연파하며 우승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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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열린 17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그랜트가 골을 성공시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뉴시스

K리그 5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명문’ 포항 스틸러스의 올 시즌 시작은 암울했다. 몇 년째 이어진 모기업의 투자 축소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기에 팀의 핵심 선수들마저 줄줄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포항을 리그 3위까지 이끌었던 막강 공격진의 핵심인 일류첸코(전북) 팔로세비치(FC서울) 최영준(전북) 등이 모두 경쟁팀으로 이적했다. 여름에는 포항이 키운 에이스 송민규마저 전북으로 떠났다. 반면 보강은 온전치 않았다.

포항팬들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웠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행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조별리그 통과도 쉽지 않아 보이는 전력이었다. 김기동 감독의 현실적인 목표도 16강이었다.

하지만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포항은 16강에서 세레소 오사카, 8강에서 나고야 그램퍼스를 연이어 물리쳤다. 특히 나고야와는 조별리그에서 1무1패로 열세를 보였지만 8강에서는 3-0의 완승을 거두며 패배를 설욕했다.

4강에서는 숙명의 라이벌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마저 넘어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주요 베팅업체의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오즈포털에선 11개 업체가 울산의 승리에 평균 2.02, 포항의 승리에 3.75의 배당률을 매겼을 정도다. 실제로 객관적인 전력도 울산에 열세였다. 울산은 국가대표급 스쿼드는 물론, 이번 시즌 정규리그 맞대결도 3전 2승1무로 우위였다. 리그 순위도 현재 울산은 1위, 포항은 7위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결과는 달랐다.

돌이켜보면 포항은 항상 열세로 평가 받는 상황에서 기적 같은 반전을 이뤄낸 팀이다. 플레이오프 제도가 있던 2007년 포항은 정규리그에서 5위에 그치고도 토너먼트에서 상위권 팀들을 연파하며 우승을 이뤄냈다. 2009년 ACL 8강전에서는 부뇨드코르(우즈벡)에 1차전에서 1-3으로 완패하고도 2차전에서 4-1로 대승을 거두며 합계 5-4로 극적인 대역전승에 성공했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2013년에는 외국인 선수를 한 명도 쓰지 않고 K리그와 FA컵 2관왕에 성공했다.

포항의 마지막 '도장깨기' 상대는 전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의 소속팀이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챔피언 알힐랄이다. 오는 11월 23일 결승전을 벌인다. 중동 클럽 최강팀으로 꼽히는 알힐랄은 2017년 ACL 준우승 이후 최근 5년 사이 3차례나 대회 결승에 오른 강팀이다. 2019년 ACL 우승 이후 2년 만에 다시 정상을 노린다.

과거 스완지시티(잉글랜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 등에서 활약했던 프랑스 출신 골잡이 바페팀비 고미스가 전방을 이끌고, 장현수가 후방을 지킨다. 역시나 객관적인 전력에선 포항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되며, 결승전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려 홈 이점도 안고 있다.

그러나 포항은 잃을 게 없다. 2009년 선수로 ACL 정상에 섰던 김기동 감독은 "선수 때보다 감독으로 결승에 오른 게 더 감정이 복받치고 기쁘다"며 이변을 꿈꿨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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