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락가락 정책에 울고웃는 레지던스 수분양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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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간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던 레지던스(생활형숙박시설)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전환할 수 있도록 향후 2년간 일부 건축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아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 숙박시설인 만큼 준주거 및 상업시설에도 들어설 수 있다는 점도 투기심리를 자극했다.
정부의 관리감독이 부재한 틈을 탄 분양업계의 적극적인 홍보로 소비자들은 생숙을 아파트나 주거형 오피스텔과 유사한 거주시설로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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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간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던 레지던스(생활형숙박시설)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전환할 수 있도록 향후 2년간 일부 건축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생숙을 둘러싼 ‘편법 주거시설’ 논란이 해결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주거용으로 쓰는 생숙을 한시적으로 양성화한 후 이후 인허가를 더 까다롭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생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왔다. 애초 용도와 달리 주거용 건축물로 사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1월 생숙의 분양공고에 ‘주택 사용불가·숙박업 신고 필요’ 문구를 명시하도록 했다. 4월에는 생숙을 불법적으로 용도변경해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겉으로는 제도 취지에 맞춰 미비점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새롭게 도입되는 주거형태에 대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다가 부작용이 생기자 급하게 규제를 추가한 모양새다. 제도가 도입된 후 무려 8년 동안 손놓고 있다가 말이다. 집값이 급등하며 생숙 몸값은 이미 치솟을대로 치솟았고 많은 사람이 생숙을 샀다.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부처 간 소통 부재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보건복지부에서 생숙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냈을 당시 국토교통부는 이를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숙박시설로 보고 대출규제·전매제한을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호텔과 달리 취사가 가능하고 거주기간도 길다는 점에서 전입신고를 허용했다. 부처별로 해석이 달라지면서 숙박시설과 주거시설의 장점만 취한 주거형 상품이 만들어진 것이다.
분양업계는 이를 노렸다. 아파트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하면서도 전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아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 숙박시설인 만큼 준주거 및 상업시설에도 들어설 수 있다는 점도 투기심리를 자극했다. 정부의 관리감독이 부재한 틈을 탄 분양업계의 적극적인 홍보로 소비자들은 생숙을 아파트나 주거형 오피스텔과 유사한 거주시설로 인식했다.
부작용은 오롯이 소비자가 짊어지게 됐다. 거주용으로 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생숙을 분양받았지만 졸지에 투기세력으로 몰려 이행강제금을 낼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나마 정부가 이행강제금 부과를 2년 늦추고 그 기간동안 오피스텔로 용도전환을 가능하게 해 과태료는 내지 않을 수 있게 됐지만 이것도 어찌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지자체에서 정하는 주차장 대수요건을 맞추지 못한 생숙의 경우 용도전환이 불가능할 수 있어 일부 수분양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작년 3월 발간한 관광숙박업 업무편란 제작연구에 따르면 2019년 6월 말 기준 객실 수는 6만4923실이다. 그 후로도 3년간 1079동이 신축허가를 받았다. 정부의 미숙한 정책은 이미 6만명이 넘는 생숙 수분양자들을 혼란에 빠트렸고, 준공을 앞둔 곳에서는 또 다른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생숙 양성화의 마지막 퍼즐인 주차장 요건 등을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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