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 확진자 폭증에..푸틴, 9일간 유급 휴무령 발표
[경향신문]
러시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9일 간의 휴무령을 발표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3만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1000명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각료 회의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유급 휴가일을 선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휴무일을 포함한 9일 간의 직장 폐쇄 명령이다. 개별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상황에 따라 봉쇄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3만4073명으로, 이틀 전 경신한 사상 최고치 3만4325명에 근접했다. 신규 사망자 수는 이틀 전 998명에서 전일 1000명을 넘기더니 다시 1028명까지 치솟았다. 최근 일주일 간 일 평균 확진자 수가 3만 명을 돌파하며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선 감염 추세를 늦추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부담이 높아진 의료 보건 시스템에 대비하기 위해 비축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 동안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식당·술집 등 대중시설도 영업을 제한하지는 않아왔다. 이번에도 연방 정부 차원의 영업 제한은 발표되지 않았다. 대신 러시아는 올 여름 중단했던 큐알(QR)코드 인증제를 부활시켰다. 카페와 미술관 등 공공 장소를 이용할 때 코로나19 음성 결과, 또는 백신 접종 증명 등을 인증하는 큐알코드가 있어야 한다.
코로나 4차 유행 국면에 들어선 데는 러시아의 낮은 백신 접종률이 꼽힌다.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31.7%에 불과하다. 전 세계 접종률(36.7%)에도 못 미친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인들이 스푸트니크V 등 러시아산 백신에 대한 불신과 신약 사용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접종을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불신과 신약 사용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실제 접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에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모스크바시는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60세 이상에 대해 4개월 간 자택에 머무르도록 명령했다. 모스크바시는 쇼핑센터 입장 시 중앙에서 통제되는 안면인식시스템에 연결된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대중의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방식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809만4825명으로 미국, 인도, 브라질, 영국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많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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