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프랑스 대회가 노동법원으로 간 이유는?
[경향신문]
101년 전통의 미스 프랑스 미인선발대회가 여성 인권운동 단체와 지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법원이 미스 프랑스 주최사와 참가자 간 고용관계를 인정할지에 따라 소송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여성 인권운동 단체와 대회 지원자 3명은 19일(현지시간) “참가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으며 편견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미스 프랑스 대회와 주관단체인 엔데몰 프로덕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단체는 미스 프랑스가 참가자 선별 과정에서 차별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참가자들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면서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등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고소장을 노동법원에 제출했다.
프랑스 노동법은 신체 조건, 나이, 가족 관계 등에 따른 모든 고용 차별을 금지한다. 그럼에도 2021년도 미스 프랑스 대회는 참가자들의 키가 170cm 이상이어야 하며, 이혼 경력이 없는 미혼이며 아이를 낳은 적도 없어야 한다는 참가요건을 내걸었다. 심지어 참가자들은 붙임머리를 착용했거나, 귀걸이가 아닌 피어싱이나 문신이 있거나, 공공장소에서 흡연이나 음주를 하면 실격 처리가 될 수 있다고 현지매체 르몽드는 전했다. 또 참가가 확정된 후 참가 요건을 위반한 참가자들은 5000유로(약 686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프로덕션이 대회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면서 참가자들에겐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여성단체 측은 2013년 프랑스 최고법원 파기원에서 2003년도 미스터 프랑스 참가자와 주최사의 고용관계를 인정해 근로에 대한 보상을 명령한 바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주최사와 참가자 간 고용관계를 인정한 선례가 있으니 이번 법적공방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0년도 미스 프랑스 참가자였던 그웨네건 세일라드도 주최사가 참가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날 현지매체 BFMTV와의 인터뷰에서 “참가자들은 한달 동안 공연을 준비하면서 일상생활을 멈춰야만 한다. 경제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급여를 지급할지에 대한 논의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참가자들 없이는 대회 개최가 불가능한데 대회를 만들어나가는 감독과 애니메이터에겐 급여를 지급하면서 왜 참가자들은 돈을 받지 못하는가”라며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미스 프랑스 개최사는 AFP 질의에 즉답을 피했다. 올해 미스 프랑스 대회는 오는 12월11일 열린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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