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명품 하나만 파는 전문몰 성장세, 쿠팡·G마켓 등 종합몰 넘었다

이현승 기자 2021. 10. 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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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상품군이 매출 절반 넘는 전문몰 거래액 11% 증가
다 파는 종합몰은 6% 감소..경쟁 심화·차별성 부재

축산물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는 9월 거래액이 300억원을 넘었다. 2014년 회사 창립 이래 최대 월 매출이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은 식당, 정육점 사장들이다. 이들은 그동안 서울 마장동 등 오프라인 도매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했는데 미수 거래가 관행이어서 구매자가 가격 결정권을 갖지 못했다. 복잡한 유통 구조도 문제였다. 미트박스는 시세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거래를 유도해 원가 상승 요인을 제거했다.

명품 거래 플랫폼 발란은 21일 네이버(NAVER(035420)), 신한캐피탈, KTB네트워크 등으로부터 325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국내외 구매 대행, 병행수입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한다. 명품은 가품 우려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거래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1000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머스트잇은 9월 배우 주지훈을 내세운 첫 TV 광고를 선보인 후에 한 달 거래액이 320억원을 넘었다. 올해는 작년 연간 거래액 2500억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 패션, 생활용품 등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문몰 성장세가 쿠팡, G마켓 등 종합몰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종합몰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제품·서비스 간 차별성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 특정 상품군에 집중하는 전문몰은 배송, 가격 경쟁 대신 자사몰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차별화된 컨텐츠로 승부하며 거래액을 불리고 있다.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바로 연결해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제품 가격을 낮추고 있다. / 미트박스 홈페이지 캡처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종합몰 거래액은 작년 말 10조6001억원에서 올해 8월 9조9149억원으로 6.4% 감소했다. 월평균 거래액 증가율도 10%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전문몰 거래액은 5조2911억원에서 5조8541억원으로 10.6% 증가했다. 월별 거래액 증가율을 보면 ▲1월 15.7% ▲2월 26.4% ▲3월 45.8% ▲4월 38.2% ▲5월 40.2% ▲6월 38.5% ▲7월 36.8% ▲8월 33.8%로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의 분류 기준에 따른 전문몰은 1~2개 상품군이 전체 거래액의 5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상품군별로 보면 음식 배달, 여행, 공연 등 서비스 분야 거래액이 3조2105억원으로 가장 많다. 올 들어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여행, 연극 공연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다음으로 패션 분야 거래액이 9729억원으로 많고 가전제품(5990억원), 식품(4421억원) 순이다.

전문몰의 성장은 소비재 기업의 D2C(Direct to consumer) 강화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D2C는 제조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이나 이커머스 등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납품 수수료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 데이터를 바로 수집할 수 있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동원그룹, 풀무원, 대상 등 식품사의 자사몰은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했다.

10대와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 앱 순위. /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제공

전문몰은 온라인, 모바일 쇼핑이 익숙한 10~30대의 관심이 높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 앱을 조사한 결과 10대와 20대는 10개 중 7개가 무신사, 에이블리, 브랜디 등 전문몰이었다. 30대는 10개 중 4개가, 40대는 2개, 50대는 1개뿐이었다. 30~50대의 경우 쿠팡, 11번가, G마켓 등 오픈마켓 사용 비중이 높았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일수록 가격이 비싸더라도 남들과 다른 상품을 사려는 욕구가 크고 전문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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