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국감' 웃으며 건넌 이재명..숙제 다 끝낸 건 아니다

정재민 기자 2021. 10. 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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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초과이익 환수 조항·유동규와 친분 등 핵심 의혹 여전히 못 씻어
원희룡 "李 복심이 유동규와 압색 직전 통화"..김기현 "성남시장 집무실서 조폭과 사진, 조폭 아지트냐"
이재명 경기도지사./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두 차례에 걸친 국회 국정감사에서 특유의 달변을 선보이며 판정승을 끌어냈다.

하지만 두 차례 국감에서 측근설, 초과이익 환수조항 등을 두고 이 후보가 미묘한 온도 차이를 보이면서 숙제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을 중심으로 '의혹은 이제 시작'이라며 파상공세를 예고하고 나서 향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개입 논란 여전…野 '배임''위증' 주장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20일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 국감을 종합하면, 논란이 가장 뜨거웠던 부분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민간사업자(화천대유)에 대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삭제한 것이 아니고 추가하자고 하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전날엔 "당시에 보고 받지 않았다. 일선 직원이 (건의를) 했고 간부 선에서 채택하지 않은 것이 팩트"라고 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환수 조항을 거부한 '주체'를 두고 이 후보가 본인에서 직원으로 말을 바꿨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는 환수 조항을 거부한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배임' 혐의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배임 혐의 적용에 대해선 "이 사건에서 배임을 이야기하는 것은 황당무계한 일", "협상하면서 상대 몫이 더 되면 더 받자는 실무의견을 받지 않았다는 게 어떻게 배임이 될 수 있냐"고 거듭 주장했다.

야권은 '배임' 혐의에 대한 추궁에 이어 이 후보를 '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를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하루 만에 발뺌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국민은 이 후보가 더 많은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확신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전 질의를 마친 뒤 송석준 국민의힘 간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유동규 측근설 부인했지만…'압수수색 직전 통화' 논란 지속

대장동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 후보 간 '측근설'에 이어 '발탁 배경'을 두고도 논란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측근설에 대해선 "측근이면 (본부장이 아니라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을 시켰을 것", "지난해 12월 이후 연락한 적이 없다", "주군이니 핵심 측근이니 하시는데 (성남시장) 선거를 도와준 건 사실이지만, 충성을 다한 것이 아니라 배신한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야당에선 이날 '통화를 지켜본 사람'의 제보를 내세워 유 전 본부장이 지난달 말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휴대폰을 던지기 전 2시간 동안 통화한 사람이 "(이 후보의) 완전 복심이면서 유동규까지도 잘 알고 달랠 수 있는 사람"(원희룡 대선 경선 후보)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후보가 전날 유 전 본부장과 연락이 없었다면서 유 전 본부장의 개인사를 언급한 점도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나중에 들은 바로는 지난해부터 이혼 문제 때문에 집안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며 "압수수색 당시에 침대에 드러누워 있었다는 보도가 있던데 돌려, 돌려 들어보니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용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는 이 발언에 대해 "치명적인 실수"라며 "자살약 먹고 누워 있던 건 어떻게 알았을까"라고 되물었다.

원 후보는 "말한 의도는 유동규가 1년 전부터는 자기와 거리가 멀어졌다, 유동규의 개인사 때문이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다. 개인 일탈이었다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묻지도 않은 걸 이야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의 임명 과정에 대해서도 당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오후엔 "왜 기억이 없나 확인했더니 본부장 인사는 제가 아니라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하게 돼 있다"고 답변을 수정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조폭 연관설을 주장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돈다발 사진' 호재 됐지만 '조폭' 그림자 여전…野, 맹폭 예고

이 후보는 지난 18일 국감에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성남 국제마피아파 측으로부터 20여억원을 받았다는 '조폭지원설' 의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박철민씨의 '돈다발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지만, 이 사진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이 아닌 도지사 시절에 '돈 자랑'을 하기 위해 게시한 것으로 드러나며 이 후보는 물론, 민주당까지 나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야권은 조폭 연루설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 후보가 걸어온 길 주변에 조폭 관련 인사들이 유독 눈에 띄고 있기도 하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집무실에서 조직폭력배로 추정되는 인물과 찍은 사진을 들고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조폭 아지트인지 시장실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주변에 조폭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사람이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뽑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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