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도넛 16만개 팔았다..맛집 앞세운 '그 회사' 학교급식서 돌풍

방영덕 2021. 10. 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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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광동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최근 학교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하나 생겼다. 바로 달라진 학교 급식이다. 코로나19 확산에 친구들과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앉아 먹어야 하지만 입 안으로 들어가는 음식 하나로 함께 웃을 수 있다.

최근 교육부 지침에 따라 본격적인 등교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급식업계의 움직임 역시 빨라졌다. 전형적인 학교 급식에서 벗어나 유명 식당에서나 볼법한 특식을 내세워 변신을 꾀하는 것. 그 중에서도 CJ프레시웨이의 독특한 행보가 업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프랜차이즈 고객사와 함께 특별한 급식 메뉴 선보여
학교급식 메뉴로 제공된 송사부고로케의 옥수수찹쌀크림도넛 [사진제공 = CJ프레시웨이]
21일 급식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는 프랜차이즈 고객사와 손잡고 인기 프랜차이즈들의 대표 메뉴를 학교급식에 제공하고 있다. 식자재 유통기업이 프랜차이즈 고객사와 협업해 급식 메뉴를 공급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CJ프레시웨이가 지난 7월부터 학교급식 메뉴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는 메뉴로는 홍대쌀국수(쌀국수), 송사부고로케(도넛), 뉴욕핫도그(핫도그) 등이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홍대쌀국수는 소속 셰프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조리, 배식하고, 뉴욕핫도그는 자체 칠리소스와 체다소스를 그대로 제공하는 등 매장에서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 3개월 만에 전국 학교 600여 곳서 주문 폭발
급식으로 배식된 홍대쌀국수 [사진제공 = CJ프레시웨이]
시장은 곧장 반응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서 오랜 기간 운영되며 이미 대중들로부터 검증 받은 메뉴를 급식에 선보임으로써 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서다. 희소성 높은 특식으로 먹는 재미까지 더해 급식의 '격'을 한층 높였다는 평을 얻었다.

현재 CJ프레시웨이만의 콜라보레이션 급식 메뉴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600여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약 3개월 만의 성과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학생들이 선호할만한 메뉴를 선별해 재고 폐기율은 0%에 달한다"며 "특히 송사부고로케의 도넛은 후식으로 인기가 많아 3개월간 약 16만개가 나갔다"고 설명했다.

CJ프레시웨이는 오는 11월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와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특식 메뉴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한 만큼 향후 보다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해 급식업계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 CJ프레시웨이-프랜차이즈-급식업체 '선순환' 구조로

CJ프레시웨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점차 커지는 외식업체와 급식 고객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해왔다. 그 결과 CJ프레시웨이가 고객사로 보유한 프랜차이즈 업체 제품을 학교급식을 운영하는 급식업체에게 제안, 공급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이뤘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학교급식을 통해 잠재적 고객층인 학생들에게 브랜드와 메뉴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고, 안전한 먹거리라는 이미지를 함께 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학교라는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출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학교 식당을 운영하는 급식업체에도 득이 된다. CJ프레시웨이와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를 통해 안정적으로 식자재를 제공받으며 차별화된 급식 메뉴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국내 1위 기업으로 2019년 매출 3조원을 돌파한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1분기 126억원의 적자를 냈다. 코로나19 사태란 복병을 만나서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진행된 사업구조 재편으로 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이후 영업이익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매출 57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3.7% 급증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학교급식이란 새 판로를 개척해서 좋고, 급식업체 입장에서는 향후 학교급식 입찰 시 특별 메뉴가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고객사와의 상생이 코로나 불황 속 반등의 카드로 발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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