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에서 보낸 85일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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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동물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에 대해 질문을 던졌던 영화 '옥자'의 다큐멘터리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스웨덴의 수의사 리나 구스타브손이 도축장에서 85일간 근무하며 보고 겪은 것을 담담히 기록했다.
수많은 생명이 고통스런 울부짖음 속에서 상품으로 바뀌는 도축장은 동물의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으로 수의학을 공부한 채식주의자 저자에겐 견디기 쉽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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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동물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에 대해 질문을 던졌던 영화 '옥자'의 다큐멘터리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스웨덴의 수의사 리나 구스타브손이 도축장에서 85일간 근무하며 보고 겪은 것을 담담히 기록했다.
수많은 생명이 고통스런 울부짖음 속에서 상품으로 바뀌는 도축장은 동물의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으로 수의학을 공부한 채식주의자 저자에겐 견디기 쉽지 않은 곳이다. 아무도 싸워주지 않는 동물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도축장에 지원한 그는 돼지들을 도축장 가스실에 몰아넣고 사체를 해체하는 과정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담담히 써내려간다.
고발성 르포르타주라기보다 에세이에 가깝지만 묘사가 너무 생생해서 읽는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고 저자가 '옥자'의 동물해방전선(ALF) 운동가처럼 공장식 축산 시스템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거나 도축장 노동자들을 비판하는 건 아니다. 그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과 고뇌를 기록할 뿐이다. 동물권을 중시하면서도 육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스스로 공범이라는 죄책감과 자기 경멸, 슬픔, 무력감이 뒤섞인 채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저자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 것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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