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조르고 샤워할 때 훔쳐봐" 美국회 앞 패리스 힐턴이 눈물 흘린 이유

최아리 기자 입력 2021. 10. 21. 13:30 수정 2021. 10. 22.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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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의회 앞에서 기자회견
보육시설 학대방지법안 통과 촉구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턴이 20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국회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힐턴 호텔 창립자의 억만장자 상속녀이자 할리우드 스타인 패리스 힐턴(40)이 10대 시절 기숙학교에서 가혹 행위에 시달린 경험을 토로하며 ‘아동 보육시설 내 학대 방지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힐턴은 20일(현지 시각)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 의회 앞에서 입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힐턴은 “난 오늘 패리스 힐턴이 아닌 (아동 학대) 생존자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힐턴은 “16세 때 한밤중 건장한 남성 2명이 방으로 들어와 ‘쉽게 갈 것인지 어렵게 갈 것인지’ 물었다”며 “납치라고 생각해 소리 질렀으나 부모님이 멀리서 눈물 짓고 계신 걸 봤다. 그분들은 엄격한 사랑으로 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회견 중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눈물을 흘리는 패리스 힐턴. /AP 연합뉴스

이후 힐턴은 2년간 기숙학교 등 4곳을 거쳤다. 그곳에서 그는 학교 직원들이 알 수 없는 약을 먹도록 했고, 자신이 샤워하는 모습을 훔쳐보거나 잠을 못 자게 했다고 했다. 목을 조르거나 뺨을 때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유타주의 한 기숙학교에 다녔던 11개월 동안에는 번호가 붙은 옷을 지급받았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햇빛도, 신선한 공기도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에 자신과 관련된 다큐멘터리에서 이 같은 학대 사실을 처음 고백하기도 했던 힐턴은 이날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그로 인한 후유증과 불면증 등을 고백하며 눈물 흘렸다. 이어 “이런 학교가 수천 개 있고, 20만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매년 입소한다”며 “아이들이 학대받고 있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로 카나 미 민주당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시설 내 아동이 부모에게 전화할 수 있고, 깨끗한 물과 식단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이다. 그는 “힐턴과 대화하기 전까지 이렇게 학대가 많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며 “시설로 보내진 아동이 존엄한 대우를 받도록 기본권을 보장하는 이 법안을 상·하원 모두에서 초당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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