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진호 생존 선원 "7m 파도 덮쳐 순식간에 뒤집혔다"

김정혜 입력 2021. 10. 21. 12:40 수정 2021. 10. 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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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인근 한일 중간수역에서 전복된 홍게잡이 배 일진호(72톤)는 풍랑주의보 발효로 뱃머리를 돌려 귀항하던 중 높은 파도를 만나 순식간에 뒤집힌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해경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1분쯤 사고해역에서 구조된 중국인 선원 2명 중 1명은 "기상이 악화돼 배를 돌려 돌아가던 중에 사고가 났다"며 "7m 높이의 파도가 덮치면서 순식간에 뒤집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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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선원 "기상 나빠 뱃머리 돌리다 사고"
해경 선내 수색..조타실서 1명 숨진 채 발견
해경이 21일 오전 전복된 일진호 선체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동해해양경찰청 제공

독도 인근 한일 중간수역에서 전복된 홍게잡이 배 일진호(72톤)는 풍랑주의보 발효로 뱃머리를 돌려 귀항하던 중 높은 파도를 만나 순식간에 뒤집힌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해경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1분쯤 사고해역에서 구조된 중국인 선원 2명 중 1명은 "기상이 악화돼 배를 돌려 돌아가던 중에 사고가 났다"며 "7m 높이의 파도가 덮치면서 순식간에 뒤집혔다"고 말했다. 생존한 중국인 선원은 한국에서 5년 이상 거주해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선원은 "배가 갑자기 뒤집혀 구조 신고를 하거나 대피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지만 19일 저녁 늦은 시간이었고 사방이 어두웠다"고 말했다.

선원 9명이 탑승한 일진호의 전복 사고는 20일 오전 11시18분쯤 인근을 지나던 상선(현대프리빌리지호)이 일본에 "배 한 척이 뒤집혀 있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일진호는 한일 공동수역에서 표류 중인 상태로, 상선이 일본에 먼저 알렸다. 이어 일본해안보안청이 한국 해경에 전달하면서 해경 수색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일진호의 사고 경위와 정확한 전복 시간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21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은 독도 선박 전복 사고와 관련해 "생존자 진술에 따르면 어제 저녁 11시에 큰 파도를 맞고 배가 갑자기 기울기 시작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그래서 구명동의(조끼)나 구명벌(고무 보트)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사고 선박에 있던 작은 구명환(튜브) 에 5명이 매달리고 있다가 한 사람씩 이탈됐고 마지막으로 중국인 선원 2명이 버티다가 오늘 오전 구조됐다"고 설명했다.

사고해역에서 구조된 중국인 선원 2명은 해경 헬기로 경북 울릉군 보건의료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 당시 의식이 혼미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해경을 도와 수색에 나선 민간어선이 발견해 구조했다.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에서 부이를 잡고 15시간 동안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부이는 배가 정박할 때 닻의 사슬을 내려 배를 붙들어 맬 수 있도록 설치하는 부표다.

한편, 해경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사고 선박 내에 잠수사 14명을 투입해 선체 수색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선박 내 조타실에서 숨져있는 1명을 발견했다. 사고 선박에는 중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외국인 6명과 선장 박모(62·포항)씨, 선원 김모(54·문경)씨와 안모(65·울진)씨 등 한국인 3명이 탑승했다.

울진=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동해=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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