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포장재' 새 관세장벽 떠올라..산업부 "재생원료 권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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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가 플라스틱 재활용 의무화가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실이 21일 환경부와 환경연구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연구원은 세계 시장에서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플라스틱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관세 장벽이 확산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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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유예기간 늘리고 권고만 해야"
환경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가 플라스틱 재활용 의무화가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실이 21일 환경부와 환경연구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연구원은 세계 시장에서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플라스틱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관세 장벽이 확산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정 국가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의무화 제도를 도입하면, 자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입 제품에 대한 세금 부과 역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지에서 생산한 것보다 탄소배출량이 더 많은 제품에 세금을 매기는 탄소국경세처럼,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무역 장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연합(EU) 등 해외에서는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사회를 구축한다는 목표로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을 촉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2025년까지 모든 음료 페트병의 25% 이상을, 2030년까지 모든 음료 플라스틱 용기의 30% 이상을 재생원료로 만들도록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영국은 내년 4월부터 플라스틱 포장재의 생산과 공급 과정에서 일정 비율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플라스틱 포장재 세금’(plastic packaging tax)를 부과할 계획이다. 부과 대상은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30% 미만으로 포함하는 포장재로, 영국 국내 생산품과 수입 제품 모두 해당된다. 요율은 1톤 당 200파운드(약 32만원)이다.
세계 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국내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오고 있다. 영세한 중소기업 위주로 지탱되고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 국내 대기업 화학 계열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 LG화학, 롯데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쌍용C&E 등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신설하고 재생원료를 개발하는 등 재활용 사업을 본격화했다.
국제사회에서의 이러한 변화에 한국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 중이나 그 속도는 더딘 편이다. 원료 생산자에게 일정 비율의 재생원료 사용 의무를 부과하는 ‘자원순환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인데, 산업부 등에서 “강제보단 권고해야 하며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속도조절론이 나온 상황이다. 산업부가 이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강제성을 부여하기 보다는 권고사항으로 완화” “대상 업체가 기술적·경제적 사항을 검토·준비할 유예기간 필요” “유예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연장 필요”하다는 검토의견이 제시됐다.
이 의원은 “세계 각국이 재생원료 의무화제도를 도입하고 이러한 규제가 새로운 시장질서로 구축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산업적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의 공격적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기 때문에 기존 재활용 중소기업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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