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의 역설'.. 3분기 실적 잔치, 4대 금융지주 웃고 지방지주 더 웃는다

박소정 기자 2021. 10. 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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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8일 국내 금융지주 3분기 성적표 공개
대출 증가·금리인상.. 은행 부문 이자이익 증대 예상
'시중은행 규제 풍선효과' 지방 전망은 더 밝아
신한·KB금융, 3분기 배당 나설지도 주목

국내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상반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실적 잔치가 예고되고 있다. 관건이 될 것으로 보였던 가계대출 규제는 4대·지방 지주를 가리지 않고 오히려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의 경우 더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호실적을 바탕으로 신한지주(055550)KB금융(105560)이 금융권 최초 분기 배당을 실시할지도 주목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내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이날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다음날 하나금융지주(086790), 오는 25일과 26일 각각 우리금융지주(316140)와 신한금융지주의 실적 공개가 예정돼 있다. 지방 금융지주의 경우 JB금융지주(175330)가 오는 26일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고, 이어 28일 BNK금융지주(138930)DGB금융지주(139130)가 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옥 전경. /조선DB

◇ 4대 지주 합산 순이익, 전년 대비 12% 증가 예상

상반기 기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국내 금융지주들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합산 순이익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22% 증가한 규모다. 이 중 리딩뱅크 자리를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이런 속도라면 연간 순이익 ‘4조원’ 달성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가 각 은행에 영향을 미쳤던 만큼, 실적을 가르는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오히려 ‘가계대출 규제의 역설’이 작용했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아무리 대출을 틀어막기는 했으나, 연말이 되면 더욱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공포심이 ‘가수요’(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또 여러 대출 규제 조치가 시행됐음에도, 주택 관련 대출 실수요가 여전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금리 인상 덕도 톡톡히 봤다. 특히나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 이자이익이 많이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특히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의 경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금융지주들 전반적으로 비은행 부문의 이익도 탄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방은행. /조선DB

◇ 지방 지주 3형제 전망은 더 밝아 ‘역대급’ 전망

지방 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은 더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각 지주의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BNK금융지주 59.6% ▲DGB금융지주 32.9% ▲JB금융지주 13.8% 등이다. 3개 지방금융의 3분기 합산 순이익 예상치는 5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대급 실적이 관측되고 있다.

지방지주는 오히려 가계대출 규제의 ‘수혜’를 받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방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비중이 대부분인 탓에 일률적으로 금융당국이 설정한 연간 증가율 ‘6% 갭’을 적용받지 않았다. 이 덕에 5대 은행에서 밀려난 가계대출 수요가 지방으로 몰린 영향이 있었다.

5개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의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7.6%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증가율 2.8%를 훌쩍 넘어섰다.

금리 인상의 수혜도 지방은행이 더 컸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에 따른 실적 증가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BNK금융과 DGB금융은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3월 열린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조용병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그는 당시 이 자리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신한금융 제공

◇ 호실적에 신한 매분기 배당 정례화할까… KB도 기대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 전망이 잇따르면서, 분기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조치가 끝난 점도 기대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당 성향을 20%로 제한하라는 권고를 내렸는데, 지난 6월 말로 종료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20%대 초반에 머물렀던 주주 환원율이 다시 2018~2019년 기록했던 30% 내외로 올라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재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정관상 분기 배당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신한금융이 3분기 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3분기 배당 규모 등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며, 금융권 최초로 매 분기 배당 정례화도 검토 중이다.

한편 KB금융 관계자는 “3분기 배당 여부는 실적 발표 진행 이후 알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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