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에 연락" 北 "SLBM, 美겨냥 아니다"..북핵협상 시즌 오나

노민호 기자 2021. 10. 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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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기존 입장 견지하지만 '톤조절'..전문가 "연말연초 주목"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미간 장외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북측과 직접 연락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북한 또한 최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미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면서 북미간 대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20일(현지시간) 뉴욕 소재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북한에 직접 연락했다"며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북한에 직접 연락한 시점과 방법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단 외교가 안팎에서는 유엔 북한대표부 즉, 북미간 '뉴욕채널'로 일컬어지는 통로를 활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아울러 직접 연락한 내용은 미국이 최근 여러 차례 언급한 '구체적 제안'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한 "우리가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말했듯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다만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규탄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 셔먼 부장관이 이날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잘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라는 대북정책을 발표한 뒤 계속 견지하고 있는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지난 19일 실시한 SLBM 시험발사가 미국을 의식하거나 겨냥한 것이 아니라며 "순수 국가방위를 위해 이미 전부터 계획된 사업인 만큼 미국은 이에 대해 근심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북미가 본격적인 대화를 앞두고 '물밑접촉'을 시도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은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고 동시에 북측의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원칙 대응'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자신들의 무력증강 행보가 미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면서도 '이중기준·적대정책 선 철회'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 또한 절제된 표현으로 북미간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협상력 제고'를 위한 압박에 방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무성 대변인은 특히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이 주권국가의 고유하고 정당한 자위권 행사에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하며 미국이 '적대 의도가 없다'는 입장에 또 다시 물음표를 붙였다. 일련의 주장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달 말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과, 지난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밝힌 내용과 같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2면에 보도했다. 신문은 잠수함인 '8.24 영웅함'에서 SLBM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불참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일각에서는 북미간 지지부진한 행보가 '파탄'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특히 북한이 연말 또는 연초에 대화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번 북한 외무성 대변인 발언은 이중기준 철폐가 핵심"이라며 "하지만 미국은 그걸 수용하면서 까지 대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고 북한도 이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은 역순으로 따질 것이다. 내년 한국 정부 대선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부가 나오는 게 좋기 때문에 2월(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에 대화하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11, 12월까지 무력시위를 끝내고 연말연초에는 대화의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질의응답은 수위조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체도 대변인이고 성격도 담화나 성명이 아니고 내용도 우려 표명에 방점이 있다는 점에서 '강대강'의 행동 예고보다 짚고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특히 미국이 레드라인(도발 저지선)에 근접한 북한의 위협을 규탄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메세지를 보낸 것에 대해 북한이 긍정평가를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선대선 대화' 담화를 시작으로 남북, 북미간 소통과 접촉의 면이 넓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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