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정상적 안보 대응과 거리 먼 NSC 입장

기자 2021. 10.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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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직후 합동참모본부는 "19일 10시 17분께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고, 북한이 신형 SL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관련국 간 협의 진행 시기에 발사가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 촉구를 내용으로 한 NSC 회의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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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 前 국회의원

북한이 지난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직후 합동참모본부는 “19일 10시 17분께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고, 북한이 신형 SLBM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11시 30분부터 약 70분간 서훈 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었다. 발사 직후에 나온 합참의 발표 내용을 볼 때 역대 정부가 발전시켜온 국군의 미사일 탐지 능력이 녹슬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NSC 상임위원들의 이동시간을 고려할 때 발사 직후에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합참이 탐지하고, NSC 소집 자체는 적절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NSC 회의 직후 청와대는 ‘왜 하필 이 시기에’라는 인식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다. 청와대는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관련국 간 협의 진행 시기에 발사가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 촉구를 내용으로 한 NSC 회의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에둘러 표현한 평화 프로세스는 종전선언 논의다. 북측은 발사 하루 만에, 신형 미사일이 우리 군의 미사일 요격을 회피할 기동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대남 군사위협 능력 고도화를 요란하게 자랑했다. 북측은 위협 능력을 자랑한 데 비해, 우리는 위협 자체보다는 위협 발사 타이밍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대화를 요청한 것이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대응인가? 비정상적인 그림이다.

정상적 대응이라면 어떠했을까? NSC는 ‘북한의 신형 SLBM이 함의하는 군사적 위협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하고,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을 점검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에 따른 조치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는 회의 결과를 내놨을 것이다.

SLBM은 약소국의 전략무기, 핵무기라고 불린다. 은밀하게 기동할 수 있는 잠수함이 공격목표 지점에 근접해 SLBM을 발사해 정확히 공격하고 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시에는 도발 원점을 숨긴 채 다양한 군사적 도발을 할 수 있고, 유사시에는 미국 등 우방을 위협해 증원전력 전개, 지원 결심을 결정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 국가안보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무기다. 당연히 국군은 북한 잠수함 탐지 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고, 새로운 요격 능력을 갖춰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NSC가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그런 논의를 했기를 바란다. 합참이라도 북의 자랑으로 가득 찬 SLBM 발사를 경고하고, 북한의 자랑에 일격을 가하는 군사태세를 밝혀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현시점에 정부가 종전선언 재탕에 집착하는 것은 안쓰럽다.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은 그해 안에 종전선언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 종전선언 합의가 ‘북핵폐기’ ‘한반도 신경제’를 내용으로 한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켰는가? 오히려 북은 핵 능력을 강화했고, 개성공단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남북 합의를 철저히 파기했다.

북한은 이번 SLBM 발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종전선언 노력을 조롱했다. 주말에 서울을 방문하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출발에 앞서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 북한 인권 개선’을 논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하필 이 시기에’라는 인식으론 국가안보를 지킬 수 없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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