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인사이트] 매도가 시장을 지배하는 바로 그 때가 기회

2021. 10. 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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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은 한자로 '危險'이다.

한영사전에서 위험은 한 단어가 아니다.

반면, Danger는 그냥 피해야 할 위험에 가깝다.

떠오르는 세 가지 위험이 확산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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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은 한자로 ‘危險’이다. 위태로울 ‘위’와 험할 ‘험’이 합쳐진 단어로, 위태롭고 험한 상태를 뜻한다. 경제 지표는 기대에 못 미치고, 물가는 기대를 넘어서는 현 상황은 ‘위험’의 의미에 부합한다. 성장이 주춤해도 정책을 더 쓰기 힘들고, 성장보다 빠른 비용상승은 점점 더 기업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 투자자들도 각기 처한 위치에 따라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손실이 큰 이들은 이제라도 주식 비중을 줄여 위험에서 벗어나고 싶고, 진입의 기회를 엿보던 현금 보유자는 여전히 감내할 만한 위험인지를 두고 헷갈려 한다.

한영사전에서 위험은 한 단어가 아니다. Risk와 Danger라는 두 단어로 나뉜다. 투자자는 불투명한 미래를 의미하는 Risk가 익숙하다. 반면, Danger는 그냥 피해야 할 위험에 가깝다. 자연재해, 불법 행위 등과 같은 무조건 투자자가 대처하기 힘든 상황이다. 투자에는 당연히 위험이 따른다. 여기서의 의미는 Risk이고, 경기 사이클과 산업 구조 변화는 위험 선호 여부와 연결된다. 투자자는 신용, 유동성,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해 Risk-on 또는 Risk-off를 선택한다.

코로나19는 자연재해였다. 진행경로를 예측하기 힘들었고, 초기 대응과 관리가 불가능했다. Risk보다 Danger에 가까웠고, 자산시장 급락이 뒤따른 이유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극복과정은 위험의 성격이 Danger에서 Risk로 전환되는 과정이었다. 관리되지 않는 변동성에서 예측 가능한 변동성으로 위험의 성격이 변했다는 게 중요하다. 제조업 붕괴도, 금융기관 도산도 없었다. 망하기 전에 공급된 돈의 힘으로 과거 위기보다 빠른 압축 성장이 뒤따랐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내구재 경기는 위기 이전으로 정상화되었고, 이제 감속하고 있다. 서비스 경기는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 K자형 회복은 새로운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Risk는 미래에 일어날 일을 추정하는 것이다. 리스크에 따르는 결정을 할 때는 투자자 입장에서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를 설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중요한 변수가 무엇이고, 그 변수가 예측 가능한 변동성 하에서 어떤 경로로 움직일지를 준비해야 한다. 당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건, 세가지다. 첫째, 통화 정책 전환 과정에서의 금리 상승, 둘째, 공급망 훼손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 마지막으로 시장 외적 변수인 규제 및 증세이다.

당장은 위험을 감수해도, 위험 대비 보상이 높은 구간은 아니다. 떠오르는 세 가지 위험이 확산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4분기 내에 미국채 10년물은 1.7%를 넘어설 것이고, 공급망 훼손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는 일시적이 아님을 확인할 것이다. 각국의 정책 방향에 미뤄 추측해 볼 때, 규제 및 증세 또한 기업에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주가가 이러한 위험을 뒤로하고, 더 전진하려면 결국 내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당장은 위험을 지나치게 높이면 오히려 위험과 투자수익률이 반비례할 수 있는 시기다. 주가는 이미 확인된 과거가치보다 아직 불투명한 미래가치를 반영한다. 호전된 실적에 비해 주가 상승이 더딘 배경이다. 금리와 비용이 상승하는 구간에서 미래 실적 기댓값의 하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 예측 가능한 변동성이 다가오고 있다. 다행히 주가는 이를 상당기간 반영해 왔고, 이제 상승 반전을 모색할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 레버리지 투자자(신용매수)가 항복을 선언할 때를 기다리자. 매도가 시장을 지배하는 바로 그 때가 매수의 기회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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