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주가 반토막에 뿔났다..소액주주들 집단행동 돌입

김혜민 기자 2021. 10. 2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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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항상 그렇듯 오늘(21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올해 들어서 개인 투자자들,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많이 늘었잖아요. 그런데 이 소액 주주들이 뭉쳐서 집단행동하는 경우들도 최근에는 또 많이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개인투자들 벌써 1천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5명 중에 1명은 주식을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사실 집단행동을 할 이유가 별로 없겠지만, 하락하는 요즘 같은 때에는 빈번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셀트리온입니다. 코로나19 치료제가 매출 부진을 겪으면서 '셀트리온 3형제'라고 불리는 세 회사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거든요.

이달 들어서 시총이 11조 원 넘게 감소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도 회사가 주가를 방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소액주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지분 모으기를 통해서 5천만 주를 확보하고, 그 뒤에도 경영진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소액 주주들도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모양새를 보이네요. 그런데 셀트리온 같은 경우에는 소액 주주들이 회사에 굉장히 충성도가 높다. 이런 얘기들이 많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몇 년 전 만해도 셀트리온에게 주식은 '종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소액 주주들의 결집력이 강하고 경영진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는 의미였는데요, 그런데 최근에는 경영진에 완전히 등을 돌렸습니다.

소액 주주들은 "5년 전까지만 해도 서정진 명예회장과 공매도와의 전쟁까지 치렀는데, 이제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소액 주주가 모이면 얼마나 되겠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셀트리온은 소액주주가 갖고 있는 주식 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지난 2분기를 기준으로 전체 소액주주 40만 9천여 명이고요.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64%를 넘습니다.

벌써 비대위가 1천400주, 그러니까 전체 지분의 10%를 모았다고 하니까, 사측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인 셈입니다.

<앵커>

그러네요. 정말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셀트리온 말고도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하는 기업들이 더 있습니까?

<기자>

SK케미칼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회사가 물적 분할을 추진 중인데요, 여기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물적 분할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는 합니다. 소액 주주들이 최근에 버스 래핑 광고와 1인 시위 등을 하고 있습니다.

HMM의 소액주주들도 이번에 결집했습니다. HMM 주가가 최근 30% 넘게 하락하면서 주주들이 회사 측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소액 주주들의 분노가 예상보다 커지니까, 회사 측은 "배당을 포함한 주주친화적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와 씨젠, 또 부광약품 등의 소액주주들도 연대를 구성해서 결집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을 보면 소액주주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겠다, 찾겠다. 이런 움직임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과도한 경영 개입 이런 걸로 일부에서는 약간의 부작용도 낳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게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과거에는 소액주주들이 주가가 떨어지면 자신의 운이나 실력을 탓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상장사들의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업들에게 ESG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주주권을 행사해서 기업 경영에 참여하고 또 감시도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다만 소액주주운동을 한다면서 기업에 무조건 적인 주가 부양책을 요구해서 경영권을 방해한다면 회사 존립까지 위태로울 수 있겠죠.

합리적인 근거를 토대로 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한데요, 단순히 주주의 이익만 요구하기보다는 기업 노동자나 사회에 끼치는 영향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걸로 보입니다.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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