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당근과 채찍.."주적 아니다"면서 '이중기준' 문턱 높여
北, 한미일 연쇄 회동 속 이중기준 철회 기준 높이며 반응 살펴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이후 국제사회 동향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자신들이 내건 대화 조건에 대한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이 북한의 SLBM 시험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지적하고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한 것을 두고, 자신들의 정상적이며 합법적인 주권행사에 대한 '이중기준'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을 재차 강화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은 근심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거나 "미국은 우리의 주적 대상에서 배제되었다"면서도 "미국과 추종세력들이 한사코 잘못된 행동을 선택한다면 보다 엄중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한미에 제시한 대화 조건인 이중기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대한 반응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주장하는 이중기준은 자신들의 정상적 자위활동에 대해 한미, 국제사회가 '도발'로 규정짓는 태도를 의미한다.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행보는 우리 정부의 국방중기계획과 같은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도 SLBM 시험발사에 대해 "중장기적인 국방과학발전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정상적인 활동의 일환"면서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0/21/NEWS1/20211021095106019fjkw.jpg)
북한은 김 총비서가 지난 11일 국가발전전람회 연설에서 한미는 "주적이 아니다"면서 대화 조건을 제시한 이후 지난 19일 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를 했다. 지난달에도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미의 반응을 살폈는데, 이 같은 패턴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북한은 핵심 전략무기인 SLBM을 발사하면서도 나름의 수위를 조절하며 한미가 어떻게 반응할지 먼저 지켜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신형 SLBM은 고도 약 60km, 사거리 약 590km로 탐지됐으며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주변 나라들과 지역의 안전에 그 어떤 위협이나 피해도 주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SLBM이 전략무기이긴 하지만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이 이번 SLBM 시험발사 현장에는 김정은 당 총비서나 박정천 당 비서 등이 불참하면서 참관 간부 급을 낮추거나 매체에도 단신 수준으로 소개하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외무성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중에 있는 동일한 무기체계를 우리가 개발, 시험한다고 하여 이를 비난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그들의 '진정성'에 대한 의혹만을 더해줄 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는 김 총비서의 국방발전전람회 연설 이후인 지난 12일(현지시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 "대북 적대시 정책이 없다는 미국의 진정성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힌 것을 다시 겨냥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가 "미국이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없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라고 밝힌 이후에도 '미국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앞서 외무성은 지난 3일에도 조철수 국제기구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자신들의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가 소집된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사안으로 이를 지적하지 말라는 주장은 '철회'할 수 있는 '이중기준'의 문턱을 높이는 행위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처럼 한미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면서도, "미국과 남조선은 우리의 주적 대상에서 배제되었다"는 등 대화 가능성은 계속 열어 놓고 있다.
최근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와 정보수장이 연쇄 회동하는 가운데 한미의 대응을 살펴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8차례 무력 시위를 벌인 북한은 지난달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지대공 미사일과 이달 SLBM까지 무기를 점차 고도화하며 한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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