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Journal] 호빵의 계절이 돌아왔다

진영화 2021. 10. 2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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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찜통 안 뽀얀 김 '뿜뿜'
겨울철 '국민 간식' 자리매김
50여년간 61억개 넘게 팔려
5년 전 절반 차지한 단팥호빵
작년 31%로 판매비중 줄어
고추잡채·꿀씨앗·구름소다..
MZ세대 입맛 잡을 호빵 다양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호빵은 올해로 51세다. SPC삼립(옛 삼립식품) 창업자 고(故) 허창성 회장이 일본에서 본 찐빵에서 영감을 얻어 1971년 한국에 처음 내놨다. '뜨거워서 입으로 호호 불어 먹는 빵'이란 데에서 착안한 작명이었다. 호빵은 고유명사지만 이제 일반명사처럼 쓰인다. 시장에 출시된 그해 10월부터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듬해 2월까지 매출액만 해도 당시 SPC 연매출의 15%에 달할 정도로 팔렸다.

빵 비수기인 겨울철 매출을 늘리려고 만든 상품이었는데 단숨에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국민 간식'으로 등극했다. 추운 겨울 동네 가게 앞에 놓인 빨간색 원형 찜통과 그 안에서 뽀얀 김을 뿜는 호빵 이미지는 한국인의 근원적인 기억으로 각인됐다.

호빵은 지난 50여 년간 61억개 넘게 팔렸다. 한국 인구를 5000만명으로 계산하면 전 국민이 매년 호빵 2.4개씩을 먹은 셈이다. 지름 10㎝의 호빵을 일렬로 나란히 늘어뜨리면 지구 약 15바퀴를 돌 정도의 양이다. 연중 호빵이 가장 많이 팔리는 6개월(10월~4월) 기준으로 계산하면 1초당 7.6개씩 팔린 셈이다.

먹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 고급 빵에 속했던 호빵의 인기는 당연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가을의 초입부터 호빵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업계에서는 "대체재로서의 간식거리가 넘쳐나는 현재도 호빵이 현상 유지를 넘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본다.

호빵의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은 올해도 호빵 제품군을 늘리며 마케팅에 나섰다. GS25는 올해 △고기가득만두호빵 △고추잡채만두호빵 △꿀씨앗호빵 △단호박치즈호빵 △오모리김치만두호빵 △구름소다호빵 6종과 단팥호빵 등을 포함한 호빵 11종을 내놓는다. GS25는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즐길 수 있는 차별화 상품인 고기가득만두호빵, 고추잡채만두호빵 2종을 9월 9일 선보이고, 9월 30일부터 호빵 찜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추가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출시된 호빵 중 판매 인기 상품은 단팥호빵에 이어 단호박치즈호빵(1400원, 10월 7일 출시), 꿀고구마호빵(1300원, 9월 30일 출시), 새로운 경험을 좇는 MZ세대 소비자를 위한 소다향 커스터드크림의 구름소다호빵(1400원, 10월 7일) 등이다. GS25는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의 맛을 잘 살린 오모리김치만두호빵(1900원, 10월 21일 출시 예정)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호박크림과 부드러운 크림치즈커스터드가 들어간 단호박치즈호빵과 견과류와 꿀이 들어간 꿀씨앗호빵(1400원, 9월 30일 출시) 등은 GS25가 작년에 이미 출시했던 상품 중 인기가 많았던 상품들을 새롭게 다시 선보인 상품이다.

GS25가 분석한 호빵 매출 자료에 따르면, 단팥류 호빵과 비(非)단팥류 호빵의 매출 구성비가 2016년 단팥류 54%, 비단팥류 46%에서, 2020년 단팥류 31%, 비단팥류 69%로 나타나 몇 년 사이 소비자들의 입맛이 크게 변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GS25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밥 대신 간편한 한 끼를 즐기는 경향과 새로운 입맛을 선호하는 미식가적 소비자 취향의 증가가 호빵 매출 구성비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원필 GS리테일 카운터FF팀 담당자(MD)는 "호빵 매출은 출시 첫 달과 다음 달에 연간 매출의 60%가 발생할 정도로 초기 차별화 상품이 중요하다"며 "GS25가 매년 특색 있는 호빵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CU는 지난달 30일부터 순차적으로 올해의 차별화 호빵을 출시하며 동절기 먹거리 강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출시된 1개들이 호빵 '오믈렛치즈 호빵'(1400원)은 브런치용 호빵을 콘셉트로 출시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일반적인 단팥 앙금, 다진 고기 등의 호빵소 대신 부드럽고 촉촉한 에그 스크램블과 고소한 치즈, 치즈크림소스로 속을 채웠다. 또 상품을 개봉하지 않고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데울 수 있는 호빵 스팀팩 패키지를 적용해 전자레인지에 45초만 돌리면 수분은 그대로 유지되고 치즈는 녹아 보다 부드러운 식감의 호빵을 느낄 수 있다. 이들 상품은 이달 말까지 2+1 증정행사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CU가 세 번째 '표' 시리즈의 주인공 사조대림 해표를 입은 호빵도 만나볼 수 있다. 이달 7일 참기름의 대명사 '해표' 브랜드를 입힌 '해표 들기름 매콤 왕호빵'(1900원), '해표참기름 부추 왕호빵'(1900원)을 내놨다. 해당 상품은 단순히 브랜드 제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호빵소 레시피에 해표 들기름 또는 참기름을 사용해 진한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패키지에도 해표의 로고와 패키지 디자인을 차용해 재미를 더했다. 찐빵의 대명사가 된 삼립 호빵의 피자호빵, 단팥호빵, 야채호빵 등 7가지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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