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김재영]차분한 응원 필요한 '우주 독립'의 그날

김재영 산업1부 차장 입력 2021. 10. 21. 03:02 수정 2021. 10. 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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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주 독립'의 아침이 밝았다.

설계, 제작, 시험, 인증, 발사 등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우주로 향하는 미지의 문을 열어젖힌다.

하지만 처음 개발하는 로켓의 첫 발사 성공 확률은 30%를 밑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누리호 발사의 역사적 순간을 국민들이 현장에서 직접 지켜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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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산업1부 차장
대한민국 ‘우주 독립’의 아침이 밝았다. 설계, 제작, 시험, 인증, 발사 등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우주로 향하는 미지의 문을 열어젖힌다. 2010년 독자 발사체 개발의 새로운 꿈을 시작한 지 11년, 1990년 소형 과학로켓 개발에 착수한 때부터 계산하면 31년 만에 맞는 역사적 도전이다.

무게 200t에 아파트 15층 높이(47.2m)에 맞먹는 대형 발사체가 1.5t의 위성을 싣고 지구 저궤도(600∼800km)까지 도달하는 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엄청난 추진력으로 지구 중력을 뚫어내고 극저온 등의 극한상황도 견뎌내야 한다. 위성을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내려놓는 디테일도 필요하다. 성공하면 한국은 1t 이상의 위성과 우주선을 스스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우주개발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자격증을 얻게 되는 셈이다.

처음엔 ‘KSLV―Ⅱ’란 개발명으로 불렸지만 2018년 국민 공모를 통해 ‘누리’란 예쁜 이름을 얻었다. ‘세상’을 뜻하는 순 우리 옛말로, ‘우주로까지 확장된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의미를 담았다. 2조 원 가까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선진국들이 관련 기술을 국가기밀로 꽁꽁 숨기는 상황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실패와 도전을 반복했다. 최대 난제였던 연소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2번이나 설계 변경을 하고 20여 차례의 시험을 거쳐야 했다.

11년이나 기다렸지만 발사 성공 여부는 단 16분 안에 결론 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를 따져선 안 된다. 만에 하나 성공하지 못할 경우 국민적 기대가 실망과 냉소로 바뀌고, 우주 개발 무용론이 고개를 들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하지만 처음 개발하는 로켓의 첫 발사 성공 확률은 30%를 밑돈다고 한다. 실패한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이미 지상에서의 실험을 통해 10개 중 9개의 퍼즐은 맞춰놨고 마지막 검증만 다시 하면 된다.

성공한다고 해도 하나의 이벤트처럼 축포만 쏘고 끝낼 일은 아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더 성능 좋고 경제성 있는 발사체를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마침 5월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따라 앞으로 고체연료 로켓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건 다행이다. 6월 예비타당성조사에 탈락해 주춤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도 빠른 시간 내에 시작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민간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우주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누리호 발사의 역사적 순간을 국민들이 현장에서 직접 지켜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인터넷과 방송 생중계를 보며 응원할 기회는 남아 있다. 이번 기회에 우주의 꿈을 키우는 ‘누리호 키즈’도 많아지면 좋겠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난한 과정을 묵묵히 걸어온 연구진에도 아낌없는 성원과 박수를 보낸다.

김재영 산업1부 차장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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