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알고 있다, 뺏기보다 지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쥐 두 마리에 적용해 경쟁 실험
"먹이 지킬 때 뇌 활동 더 활발"
‘창업(創業)은 쉬우나 수성(守成)은 어렵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하는 건 쉽지만 이룬 것을 지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국내 연구진이 뇌 연구를 통해 이 말을 입증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의 신희섭 명예연구위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조일주 박사 연구진은 “경쟁 과정에서 나타나는 뇌신호를 감지하는 초소형 무선 측정 장치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에 지난 5일 밝혔다.
경쟁은 대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지만 대뇌 전두엽 안쪽 부분인 내측 전전두엽이 관련 있다고 알려졌을 뿐 신경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기존 뇌 신호 측정 도구는 대부분 유선인 데다 무거워 동물실험에 한계가 많았다. 최근 개발된 무선 시스템도 시스템 간 신호 간섭으로 실험이 어려웠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치는 3.4g으로 가볍다. 생쥐 같은 작은 동물들의 행동에 제약을 주지 않을 정도로 크기도 작다. 생쥐 뇌에 심어진 전극으로 신호를 수집하고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 블루투스 무선통신을 적용해 여러 생쥐의 뇌 활동을 측정·분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공복 상태의 생쥐 두 마리에게 개발한 장치를 장착해 먹이 경쟁 실험을 진행했다. 내측 전전두엽의 신호를 분석한 결과 먹이를 빼앗거나 지킬 때 뇌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내측 전전두엽이 경쟁 중 목표물 뺏기, 지키기 행동과 직접 연관된다는 말이다.
특히 뇌 활동은 상대의 먹이를 빼앗고 이를 지키는 행동으로 전환할 때 더욱 격렬해졌다. 조일주 박사는 “경쟁 시 목표물을 쟁취하는 것보다 지키는 행동이 더 힘들고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약물 전달, 빛 자극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뇌 질환 정복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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