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긁어 부스럼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10. 21. 03:01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白 박정환 九단 / 黑 탄샤오 九단 흑>
<제10보>(121~129)=신진서의 춘란배 우승엔 박정환의 후배 사랑도 큰 몫을 했다. 결승 며칠 전 박정환이 연습 상대를 자청, 스파링 대국을 가졌었음이 밝혀진 것. 둘은 바로 전주(前週)에도 타이틀전서 맞붙는 등 수 년째 정상을 다퉈온 숙적 관계다. 승패를 통해 부(富)와 명예가 오가는 치열한 프로세계에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배려인지는 승부사들만이 안다.
△의 치중으로 백은 좌상귀 흑 대마를 섬멸하고, 흑은 우중앙 일대를 장악했다. 잡은 돌 수를 비교할 때 백이 만족스러운 교환이었지만, 그래도 흑은 선수(先手)를 잡았다는 점에 위안받을 수 있었다. 선수가 향할 곳은 누가 봐도 하변, 즉 참고도 1의 자리다. 이하 11까지 예상되는데 흑이 다소 불리한 대로 이제부터의 바둑이란 진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탄샤오는 121에 두었다. 하변 차지에 앞서 뭔가 좀 더 활용하겠다는 뜻은 좋았는데, 그 와중에 124를 유발해 127이 불가피해졌다(손을 빼면 회돌이축이 성립하지 않는다). 결국 귀중한 선수를 넘겨받은 백이 대망의 128을 차지해선 흑의 낭패다. ‘긁어 부스럼’의 전형이랄까. 형세는 어느 새 반면(盤面) 승부. 그러나 이 바둑은 이후 또다시 혼돈에 휩쌓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선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성에 보수적인 한국, 성인 페스티벌 논란” 영국 BBC도 주목
- 트럼프 세기의 재판, 이제 속기록 통해 속속들이 볼 수 있다
- 5월 노동절 유커 특수, 한국 아닌 일본이 누릴 듯
- 미 의회 84조원 우크라 지원안 통과...“우크라 반격 발판 마련할 듯”
- 배스 40점...KT, 17년 만에 프로농구 챔프전 진출
- 울산, 승부차기 끝에 요코하마에 패하며 亞 챔스리그 결승 진출 실패
- 요양병원에서 쓴 항생제 65%가 ‘부적절 처방’
- 채식 위주 한국 100세인... 고기에 함유된 비타민 많은 이유
- 이 오일 하루 반스푼 먹으면, 심혈관질환·치매 발생률 ‘뚝’
- 혈관 속 미세 플라스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4.5배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