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나치 전범 법정에.. 1만여명 학살 가담 혐의

김지원 기자 입력 2021. 10. 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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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 비서 겸 타자수였던 푸르히너, 휠체어 타고 출석
19일(현지 시각)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 사령관의 비서로 일하며 살인 등 잔혹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름가르트 푸르히너(96)가 얼굴을 가린 채 독일 이체호 법정에 출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사법 당국이 96세인 나치 전범을 2차 세계 대전 당시 1만1000여 명 살인에 가담한 혐의로 법정에 세웠다고 1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피고인 이름가르트 푸르히너는 스카프와 선글라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휠체어를 탄 채 독일 이체호 법정에 들어섰다. 그는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파울 베르너 호페 사령관의 비서 겸 타자수로 일하며 약 1만1000명에 대한 살인 등 잔혹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1939년 폴란드 그단스키 인근에 세워진 슈투트호프 수용소는 1945년까지 약 6만5000명의 유대인과 폴란드인이 희생된 장소다.

이날 공판은 당초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푸르히너가 재판이 열리기 직전 도주를 시도하면서 연기돼 3주 만에 재개됐다. 당시 푸르히너는 자신이 사는 양로원을 나와 함부르크시 외곽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 경찰에게 붙잡혔다. 5일간 구금됐다 전자팔찌를 착용한 뒤 풀려났다. 가디언은 “재판이 시작되고 푸르히너는 단지 자신의 이름과 주소, 과부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만 입을 열었고 다른 질문엔 대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독일은 나치에 소극적으로 가담한 이들에게도 엄격한 잣대로 죄를 묻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함부르크 검찰은 17세 때 슈투트호프 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브루노 데이(당시 92세)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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