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발사로 무력수위 높인 北.. 태도 차분해진 이유는?

김민순 입력 2021. 10. 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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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짧아지고, 행동은 세졌다.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로 무력시위 수위를 한 단계 높인 북한의 태도가 눈에 띄게 차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전날 국방과학원이 "새형(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는 짤막한 보도만 냈다.

지대공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열차발사 탄도미사일 등 최근 일련의 시험 발사를 모두 주관한 군부 1인자 박정천 당비서마저 SLBM 발사를 참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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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사실을 20일 확인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말은 짧아지고, 행동은 세졌다.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로 무력시위 수위를 한 단계 높인 북한의 태도가 눈에 띄게 차분해졌다. 미사일을 쏜 뒤 대내외 매체를 총동원해 ‘자화자찬’식 장광설을 늘어놓던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잇단 신(新)기술 과시에도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역시 두문불출하고 있다. 대화 재개를 위한 협상의 판 자체는 깨지 않겠다는 압박 전략으로 읽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전날 국방과학원이 “새형(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는 짤막한 보도만 냈다. 총 분량은 345자에 불과했다. 지난달 11, 12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쏘아 올린 뒤 1,083자에 이르는 긴 보도문을 통해 “국방과학기술과 군수공업의 무진장한 능력에 대한 일대 과시” “적대 세력들의 준동을 강력하게 제압하는 억제 수단” 등으로 치켜세웠던 때와 비교하면 훨씬 절제됐다. 노동신문도 관련 소식을 1면도 아닌 2면에 배치하고, 사진 5장과 함께 ‘단신’에 가깝게 처리했다.

최고위급 인사가 도발 현장에 불참하는 것도 최근 두드러진 특징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SLBM 시험 발사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6년 8월 SLBM 시험 발사 당시엔 현장을 직접 찾아 “미국이 아무리 부인해도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는 이제 우리의 손아귀에 확실하게 있다”고 잔뜩 엄포를 놨다. 지대공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열차발사 탄도미사일 등 최근 일련의 시험 발사를 모두 주관한 군부 1인자 박정천 당비서마저 SLBM 발사를 참관하지 않았다. 대신 유진 당 군수공업부장이 지휘했다. 참관인의 ‘격’을 낮춰 행사 성격이 정상적 군사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련의 행태를 종합하면 북한의 궁극적 목적은 끝장 대결이 아닌 대화 여지를 뒀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으로서도 결정적 파국으로 가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대화의 조건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북한은 도발 강도를 점차 끌어올리며 한미에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전술도 병행하고 있다. 협상 재개에 대비한 주도권 확보 차원이다. 북한의 절제된 도발 행보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원하는 수준의 대화 조건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올해 1월 김 위원장이 공언한 ‘핵 고도화’ 목표에 가속 버튼을 누를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억지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남측의 누리호 발사를 ‘군비경쟁 프레임’으로 엮어 위성을 가장한 ICBM 시험 발사를 감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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