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앞둔 시진핑, 두 달새 지방정부 일인자 30% 교체
31곳중 17곳 당서기가 1960년대생..
지린 등 상대적 낙후지 동북 3성엔
반도체 등 첨단분야 맡은 인사 배치
중국 공산당(중공)이 최근 두 달 사이 31개 성(省)·시·자치구 가운데 30%인 9곳의 당(黨)서기를 교체했다. 당서기는 성장(省長)보다 높은 각 지역의 일인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는 내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방의 지도자들 물갈이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공은 19일 장쑤(江蘇), 헤이룽장(黑龍江), 시짱(西藏·티베트), 후난(湖南), 광시(廣西), 윈난(雲南), 장시(江西) 등 7곳의 당서기를 교체했다. 통상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를 앞두고 지방 주요 간부를 바꾸지만 하루에 7곳을 교체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달 당서기가 바뀐 산둥(山東), 안후이(安徽)를 포함하면 두 달 만에 일인자가 바뀐 곳이 9곳에 달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 지방정부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시 주석(1953년생)과 같은 세대인 1950년대생의 퇴장과 1960년대생의 등장이다. 최근 교체된 9명 중 8명이 ‘류링허우(60後·1960년대생이라는 뜻)’들이다. 이에 따라 전체 31개 지방 당서기 가운데 과반인 17개 자리가 1960년 이후 출생자로 채워지게 됐다. 이 중 장궈칭(張國淸·랴오닝성), 리간제(李幹傑·산둥성), 우정룽(吳政隆·장쑤성)이 1964년생으로 가장 젊다. 류링허우들은 내년 시작되는 중공 20기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집권 후 지방 지도자로 공학 분야 출신을 적극 기용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일 임명된 당서기 7명 가운데 5명은 공학, 첨단 산업 분야에 종사했던 인물이다. 헤이룽장 당서기에서 후난성 당서기로 자리를 옮긴 장칭웨이(張慶偉)는 중국 국영 항공 업체인 중국항천과기집단 사장 출신으로 항공기 전문가다. 장칭웨이 대신 헤이룽장 서기가 된 쉬친(許勤)은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장을 지내고, 중국 장기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발전개혁위원회에서 첨단 산업 분야를 담당했다.
중국의 러스트벨트(낡은 산업 지역)로 불리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헤이룽장·지린(吉林)·랴오닝성 등 동북 3성에도 이미 반도체, 군수, 첨단 산업 분야에 근무했던 인사를 배치했다. 홍콩 명보는 20일 “칭화대(시진핑 주석 모교) 출신, 즈장신군(之江新軍·시진핑이 저장 근무할 당시 참모 그룹), 군수 공업·항공 분야, 산둥성 출신이 중국 주요 관리들의 주력군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방정부 인사를 통해 차세대 지도부를 예측했던 관행은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다. 지방 일인자들 중에선 ‘차세대 스타’로 떠오를 만한 인물을 찾아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이 내년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4연임까지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 당서기의 경우, 한때 차세대 최고 지도자 후보로 꼽혔지만 2018년 개헌으로 국가 주석 임기 제한(2차례·10년)이 없어지면서 이런 평가는 잠잠해졌다. 시 주석의 장기 독주로 가까운 시일 내에 그를 이을 후계자가 필요 없게 된 상황인 것이다. 결국 시진핑 주석의 뒤를 이을 사람은 1970년대 이후 출생자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편 시짱 당서기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군산(軍産) 복합체인 신장건설병단의 왕쥔정(王君正) 당서기가 임명됐다. 왕 당서기는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로 미국 정부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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