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실한 한방 없이 이재명 해명 판만 깔아준 대장동 국감

입력 2021. 10. 2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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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대장동 국정감사'를 왜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진이 2차례나 초과이익 환수를 건의했으나 최종 협약서에는 빠졌다.

사흘 전 국감에서 "(환수조항을) 추가하자는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고, 다음날 "주어는 성남도개공"이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모른다고 발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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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이익환수 삭제' 또 말바꿔
野 뻔한 질문·헛발질 되풀이
수사도 엉망, 특검 서둘러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1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럴 거면 ‘대장동 국정감사’를 왜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는 어제 국감에서도 말 바꾸기와 강변, 남탓으로 철벽을 쳤다. 이 지사는 “이제 쥐를 잡을 때”라며 “민간업자들의 엄청난 이익을 취하게 강요한 게 국민의힘”이라고 으름장까지 놨다. 사흘 전 조직폭력배에게 20억원을 건네받았다며 공개한 허위 ‘돈다발 사진’으로 망신을 당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헛발질을 이어갔고 여당 의원들은 이 지사 방탄에 열을 올렸다. 국감장에서는 공허한 고성만이 난무했을 뿐 정곡을 찌르는 질의는 찾기 어려웠다.

민간업자에게 1조원에 육박하는 부당이익을 떠안겨 배임 의혹이 커지는데도 이 지사는 들은 척도 않는다.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진이 2차례나 초과이익 환수를 건의했으나 최종 협약서에는 빠졌다. 이 지사는 “최근 보도로 실무진 의견을 알게 됐다”고 했다. 사흘 전 국감에서 “(환수조항을) 추가하자는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고, 다음날 “주어는 성남도개공”이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모른다고 발뺌한 것이다.

정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의원이 “돈 받은 자는 도둑이지만 설계자는 죄인”이라고 질타하자 이 지사는 “공익환수는 착한 설계”, “부패 설계한 것은 투자자 쪽에 물어보시라”고 응수했다. 자신은 무관하다는 유체이탈식 화법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에 대해서도 아예 “임명 과정 자체가 기억 안 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 인수위원회 간사를 지냈고 그 뒤 자격요건이 없는데도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는데도 임명권자가 모를 수 있나.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 공분을 키우는 오만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검찰 수사는 엉망진창이다. 전담수사팀은 화천대유 사주인 김만배씨의 구속영장 기각도 모자라 또 다른 핵심 남욱 변호사까지 석방했다. 연이틀 조사에서도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해 구속영장을 신청 못 했다니 기가 찬다. 남 변호사는 풀려나자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에 대해 “이재명이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담팀이 성남시청을 네 차례나 압수수색을 하면서도 시장실과 비서실뿐 아니라 이 지사와 핵심측근의 이메일조차 빠졌다. 짜 맞추기·꼬리 자르기 말고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검찰은 부실·늑장수사를 당장 멈추고 특별검사를 자청하는 게 옳다. 이것이 국민을 대하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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