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미스터리'..경찰 "무단결근한 동료직원 독극물 마신 듯"
[앵커]
회사에서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직원들이 쓰러진 사건을 둘러싸고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튿날 같은 팀 직원이 무단결근한 뒤 숨진 채 발견됐는데 독극물을 마신 것으로 추정돼 경찰이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일 서울 봉천동 원룸에서 혼자 살던 30대 남성 직장인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건물 관리인 : 경찰한테 문 열어준 것밖에 없으니까요. 여기 온 지는 두 달도 안 됐어요, 한 달 보름.]
경찰은 이보다 하루 앞선 18일 오후 A 씨가 다니는 회사 직원 2명이 생수를 마시고 쓰러진 사건을 계기로 A 씨의 행방을 쫓았습니다.
사건 이튿날 A 씨가 무단결근한 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 씨는 쓰러진 두 직원과 같은 팀 소속으로 셋 중 가장 최근에 입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제의 생수병은 피해자들이 마시다 각자의 책상에 놓아둔 건데, 다시 뚜껑을 열어 물을 마신 여성 직원이 먼저 물맛이 이상하다고 말한 뒤 쓰러졌습니다.
이어 1시간쯤 뒤 자신의 생수병 물을 마신 남성 직원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여성 직원은 의식을 회복하고 퇴원했지만, 남성 직원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A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지만, 수사는 난항입니다.
회사 내부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실제 범행을 저질렀더라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또, 회사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피해자들과 다툰 일이 없다고 말해 원한 관계를 의심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경찰은 회사에서 발견된 330ml 생수병 3점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감정을 의뢰하고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육안으로는 외상이 없어 A 씨가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A 씨에 대한 부검과 생수병의 약물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같은 성분이 검출되는지 확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A 씨와 피해자들의 관계를 파악할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A 씨의 휴대전화 통신 내역도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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