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서민 부담 가중..정부, 유류세 한시적 인하 시사
[경향신문]
기재위 국감 출석한 홍남기 부총리 “다음주 정도엔 조치 있을 것”
계란·LNG 등 90여개 주요 수입품목, 할당관세 인하 방안도 검토
정부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서민 부담과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휘발유·경유 등에 붙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해 다음주 발표한다. 계란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90여개 수입품목의 할당관세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있어 정부로선 현재 유류세 인하를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가가 이미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상황이어서 열흘 이내, 다음주 정도엔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검토는 국내 휘발유값이 ℓ당 2000원선도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 6일 배럴당 80달러대(80.55달러)에 진입한 이후 현재 84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겨울철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과 원화 약세가 겹치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유가 상승 수준은 이보다 훨씬 크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값은 이미 1800원을 넘어선 상태다.
정부는 앞서 배럴당 80달러대를 기록했던 2018년과 2019년 당시 유류세를 각각 15%, 7% 인하한 바 있다. 탄력세 체계인 유류세는 정부 시행령 개정으로 30% 이내에서 세율을 인하할 수 있다. 현재 ℓ당 휘발유에는 746원, 경유에는 529원, 액화석유가스(LPG) 중 부탄에는 185원의 유류세가 각각 붙는다. 홍 부총리는 ‘인하 방식과 인하율’에 대해 “2018년과 같은 방식으로 ℓ당 세금을 인하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인하율은 몇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해 계란이나 LNG 등 90여개 수입품목에 매기는 할당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할당관세는 일정 기간 일정 물량의 수입물품에 대해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다. 산업 경쟁력과 물가 변동폭 등을 고려해 특정 품목을 적극 수입하거나 반대로 수입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LNG의 경우 그간 기본 3% 관세를 부과하고 통상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철에는 2%의 할당관세를 적용해왔다. 기재부는 매년 이 시기에 각 부처를 대상으로 내년 1년간 적용할 할당관세 수요조사를 진행하는데,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LNG 등에 ‘0%’ 관세 적용을 기재부에 요청한 바 있다. 가격이 크게 오른 계란의 경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0%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봐야 하겠지만 추후 정부안이 확정되면, 시행령 개정과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12월 초·중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 1.8%와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치 2%는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올해 물가 전망에 대해 “10월에는 기저효과로 일시적으로 (3%가) 넘을 수 있지만 1년 전체로는 2%가 조금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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