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국감 2차전.."범인은 이재명" vs "국힘이 도둑질"(종합2보)

김연정 2021. 10. 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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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익환수조항' 배임 규명 주력..유동규 임명배경 추궁
이재명, 신상 의혹 무대응 선언 속 "여기가 범죄인 취조 자리냐"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여야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정국의 최대 이슈인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재격돌했다.

지난 18일 행정안전위 국감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대선후보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대장동 대전'을 이어간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틀 전 행안위 국감에서 '판정패'를 당했다는 일각의 비판 속에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고리로 이 후보의 배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설욕을 시도했다.

민주당은 "개발이익 환수를 막은 건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라며 대장동 개발 사업은 공공 환수의 모범 사례라고 반격에 나서며 이 후보에 대한 전방위 엄호에 나섰다.

이 후보는 야당의 신상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감사 범위를 벗어나 답변하지 않겠다'고 무대응 방침을 선언했다. 또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여기가 범죄인 취조 자리인가"라고 하는 등 강하게 대응했다.

답변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수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xanadu@yna.co.kr

野 "범인은 설계자 이재명" vs 與 "대장동사업 최초 설계자 MB·국힘"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이 후보임을 거듭 주장하며 "범인은 설계자이고, 이 사건의 범인은 이재명"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1조원에 육박한 대장동 부동산 개발비리 특혜"라고 지칭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어떤 시민이 꼭 말하라 했다. '돈 받은 자는 범인인데, 설계한 자는 죄인이다'"라며 '내가 대장동 사업을 설계했다'고 한 이 후보를 직격했다.

심 의원은 "대장동 사업이 불평등과 불공정의 상징이 됐는데, 지사 말씀을 종합해보면 공익환수를 일부 한 것은 내 공(攻)이고 잘못한 건 다 남 탓이고, 곤란한 건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며 "한마디로 '내공남불' 아니냐"고 했다.

반면 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개발을 의도적으로 포기시키고 민간사업자 이익 보전을 목적으로 (대장동 사업을) 최초로 설계한 사람은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국민의힘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윤덕 의원은 "이재명 죽이기 국감이 되는 게 가슴 아프다"며 "진실은 필요치 않고 단지 대장동 사건으로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만 안 되면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성준 의원도 "민간개발업자에 특혜 폭탄을 안긴 건 대장동 공공개발을 필사 저지한 국민의힘"이라 했다.

천준호 의원은 "부산 엘시티 사업의 개발이익환수 구조를 보면 대장동 개발 사업의 성과를 이해할 수 있다"고 했고, 야당은 "근본적으로 사업구조가 많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해 "특정 소수가 독식하던 것을 5천500억원, 70%를 공공환수 해낸 모범 사례"라며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또 "부정부패의 범인은 돈 받은 사람이다. 물건 가진 사람이 도둑"이라며 "도둑질한 사람이 국민의힘"이라고 맞받았다.

질의하는 이종배 (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stop@yna.co.kr

野 "초과이익환수 차단, 배임"·유동규 임명 여부 추궁…李 "배임 아냐"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이 후보에게 "민간의 초과이익 환수를 차단함으로써 1조 가까운 돈을 화천대유에 몰아줬는데 그게 배임이다.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라진 초과이익환수 조항과 관련해 (이 후보가 답변에서) 하루 만에 주어를 바꿨다"면서 "배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유동규가 다 떠안으라 하면서, 측근도 아니라고 한 유동규를 측근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민들이 어떻게 8천만원 투자한 사람이 1천억원, 1천배 이상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냐는 데 분통 터져 한다"며 "택지 사업 수익 중 5천500억원, 70% 확보는 맞는 말씀 같은데, 대장동 사업 전체 이익 중에선 75~90%가 민간으로 넘어갔다"며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빠진 점을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야당 논리대로면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박근혜 정부가 뉴스테이를 설계하고 추진했는데, 박근혜정부와 국민의힘도 배임이냐"라고 했다.

이 후보는 "당시 초과이익환수 제안을 몰랐다"며 "(실무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게 어떻게 논리적으로 배임이 될 수 있느냐"고 했다. 또 "성남시의회, 국민의힘이 (공공개발을) 부결하고 압력을 넣어 민관합동으로라도 5천500억원을 환수했으면 칭찬을 해야지, 이걸 배임이라니 상식 밖 주장"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이 후보가 '부패한 직원일 뿐'이라 선을 그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 대해 "이 사람 채용하라고 지시한 적 없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가 "모르겠다", "기억 안난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전혀 개입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한 것으로 이해하겠다"고 정리했고, 다시 이 후보가 "그렇게 단언할 일은 아니다"라고 답하는 등 위증 논란을 염두에 둔 듯한 신경전을 벌였다.

오늘도 등장한 양두구육 논란 (수원=연합뉴스)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간사(오른쪽)가 질의 도중 양 가면을 쓴 개 인형을 꺼내자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이 말리고 있다. 송 간사는 그동안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의혹을 양의 탈을 쓰고 탐욕스러운 개의 모습을 보인다는 고사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으로 빗대어 왔다.2021.10.20 [국회사진기자단] jeong@yna.co.kr

민주, 김용판 '가짜 돈다발' 공격…野 '조폭 연루설'엔 침묵

민주당은 이틀 전 행안위 국감에서 김용판 의원이 질의 때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하며 '가짜 돈다발 사진'을 제시한 것을 공격 포인트로 삼았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행안위에서 조폭 운운한 김 의원은 사과하라"고 했다.

같은 당 김윤덕 의원도 "검증도 하지 않은 허위 사실을 들어서 조폭이니 이런 자극적 소재로 증인을 몰아세웠다. 유감스럽다"고 가세했다.

행안위에서 김용판 의원의 '돈다발 사진'으로 곤욕을 치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조폭 연루설' 관련 질의는 하지 않았다.

대신 국감 참석 위원이 5명에 불과한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발언이 길어지면 "'예, 아니요'로 답하라"고 추궁하는 등 향후 '위증' 고발 가능성을 노린 듯한 질문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도 국정감사반 반장을 맡아 위원장 역할을 한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 후보 답변이 길다고 항의하는 야당에 "그럼 답변 기회를 주시라"고 고성으로 맞받았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양의 탈을 쓴 개' 인형을 꺼내 한때 회의가 파행했고, 여야 간사가 추가 질의 여부를 합의하지 못했다며 조응천 위원장이 오후 7시10분께 회의 종료를 선언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막판까지 여야가 충돌하기도 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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