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② 교육부 사업 따낸 '사장님', 알고보니 '교수님'
[KBS 창원] [앵커]
앞서 보도해드린, 자전거와 유모차의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지원금을 타낸 업체 대표들은 다름 아닌, 부산의 사립전문대학인 부산경상대 동료 교수들이었습니다.
이들 교수는 경상국립대가 기자재업체에 재료비로 입금한 돈을 개인 계좌로 돌려받은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이어서,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상국립대학교와의 산학협력으로 3천만 원씩 지원금을 받은 두 업체의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봤습니다.
두 회사의 설립일과 사업장 주소가 같습니다.
찾아가 봤더니 사무실은 텅 비었고, 우편함에는 고지서가 가득합니다.
[건물관리업체/음성변조 : "주소는 이쪽으로 되어 있는데 다른 쪽에 계시는 거로 알고 있거든요?"]
취재 결과 두 업체 대표들은 부산의 사립전문대학인 부산경상대학교 교수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두 교수가 각각 업체를 만들어 산학협력 지원금을 타낸 겁니다.
[A 교수/전기자전거 제작 업체 대표/음성변조 : "선정위원회에서 겸직을 하나 안 하나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은 없고요. 자격 조건을 겸직하면 안 된다고 하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B 교수/전동유모차 제작 업체 대표/음성변조 : "외국에는 전동유모차가 많았어요. 그래서 전동유모차를 한 번 만들어보려고. 잘 만들면 시판까지 했겠죠, 제가."]
이들이 학교 허가 없이 영리업무를 하는 것은 사립학교법 위반입니다.
[부산경상대학교 교무처 관계자/음성변조 : "겸직 허가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좀 상황이 심각하고 중하다 싶으면 징계위원회로 넘기는 거고요."]
경상대가 기자재업체에 재료비로 입금한 3천600여만 원 가운데 870만 원이 두 교수 개인계좌로 입금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한 교수에게는 두 차례에 걸쳐 560여만 원이 따로 입금됐습니다.
두 교수는 기자재업체 대표가 빚을 갚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A 교수/전기자전거 제작 업체 대표/음성변조 : "어쨌든 돈을 제가 빌려주고 못 받은 게 더 많아요."]
[B 교수/전동유모차 제작 업체 대표/음성변조 : "지가 사업이 된다, 안 된다 해가지고 계속 돈을 빌렸어요. 저한테."]
경상국립대는 공모 당시 선정위원회까지 열었지만 이들 교수가 업체 대표인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경상국립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사무실만 차려놓고 특허 한두 개 내놓고 중기청 관리도 하고 할 수는 있겠죠. 저희가 그걸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경상국립대는 이들 두 교수가 부정한 방법으로 교육비 지원금을 타냈다는 제보가 연구윤리 제보센터에 접수돼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이하우/그래픽:박재희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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