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① 백만 원 전기자전거 변형해 3천만 원 지원받아..구멍 난 산학협력

박기원 2021. 10. 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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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교육부가 업체의 혁신 기술로 만든 시제품을 대학이 실용화할 수 있도록 돕는 산학협력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조금씩 변형하는 수법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수천만 원의 교육부 지원금을 타낸 정황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시제품 생산부터 관리 감독까지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박기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기업이 자체 개발했다는 친환경 전기자전거입니다.

나무를 자전거 뼈대로 활용한 게 특징입니다.

그런데 나무 뼈대 안을 보니, 알루미늄이 숨겨져 있습니다.

다른 자전거 업체 상호도 붙어있습니다.

판매되고 있는 전기 자전거에 나무만 입힌 겁니다.

똑같은 자전거는 인터넷에 백만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전기자전거 판매업체/음성변조 : "사실상 같다고 봐야 되겠네요. 특정 지으시는 부분들을 다 가려놓은 건데 사실상."]

또 다른 업체가 세계 최초로 나무 뼈대로 만들었다는 전동 유모차도 다를 바 없습니다.

유명 상표가 감쪽같이 숨겨져 있습니다.

알루미늄 뼈대의 기존 제품은 시중가 50만 원짜립니다.

[경상국립대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품질은 아마 떨어질 겁니다. 신생 기업들이 저런 바퀴나 모터 이런 걸 하나하나 자기들이 자체 제작을 절대 못 하거든요."]

교육부 '자산 실용화 지원 사업'의 하나로 2018년 경상국립대학교가 이들 두 업체에 지원한 예산은 각각 3천만 원!

당시 전문가 5명이 참여한 사업선정위원회는 두 제품의 사업성이 높아 보인다며 시제품 제작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경상국립대는 두 업체에 지원한 6천만 원의 예산 가운데 3천600여만 원은 경남의 한 기자재업체를 통해 목재와 부품을 사서 지원했습니다.

재료를 공급한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하지만 서류상으로만 존재합니다.

[주소지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산업이 여기입니까?) 등록 상만 여기로 해놨지 (실제 사업장은 여기) 없습니다."]

경상국립대는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기자재업체 확인은 물론, 완성된 결과물도 동영상과 사진으로만 받았습니다.

[경상국립대학교 산학협력단 관계자/음성변조 : "재료를 구매하는 업체를 찾아가서 이 업체가 있다, 없다를 판단할 수는 있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서류상으로 어찌됐든 이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이 있고."]

교육부는 대학과 기업이 가진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해 경상국립대를 포함한 전국 24개 대학교에 모두 265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박재희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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