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유령 도시 안 되려면..

2021. 10. 2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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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로(속셈)가 있는 거라고. 여기 이 알 포인트에는 귀신이 살고 있다고요!"

월남전을 배경으로 한국군 병력이 실종된 유령 도시, 알 포인트를 수색하는 병사들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고스트 타운, 유령 도시는 거주하던 사람들이 떠나 텅 빈 지역을 의미하지요.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새 아파트가 들어선 곳들이 유령 도시가 돼가고 있습니다.

중국 전역에서 분양되지 않고 있는 아파트는 3천만 가구나 됩니다. 약 8천만 명 정도가 살 수 있는 물량인데…. 체감이 잘 안 되죠. 8천만 명이면 독일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고, 한국과 북한을 합한 인구보다 더 많은 어마어마한 수니까요.

그런데 이상한 건, 이렇게 집이 남아도는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졌고, 도시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죠.

우리나라도 방치된 빈집이 이미 150만 채를 넘어섰거든요.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35%는 가격이 하락했고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도 꺾였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치솟는 고층 아파트들, 정신 없이 내놓은 주택 공급책을 고려하면, 또 떨어지는 출산율을 생각하면, 몇 년 후 우리나라도 '귀신 마을' 걱정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독일은, 고층 아파트에서 안전사고나 과도한 에너지 소비에 따른 부작용으로 10년 전부터 주택정책을 전환해 낡은 고층 아파트를 4~5층 규모 저층 빌라나 단독주택으로 다시 짓고 있습니다.

물론 독일과 같은 방법을 쓸 수는 없겠지만, 우리도 눈앞의 이익과 편리함에 얽매이지 말고 더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인간에게, 더 좋은, 더 넓은, 더 편리한 집을 바라는 욕구가 있는 한, 빈 집이 아무리 쌓일지라도 집 없는 사람은 분명 존재할 테니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유령 도시 안 되려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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