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머스크, 스페이스X로 이젠 인류 최초 '조만장자' 넘본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분석
"기존의 모든 관념에 도전"
회사 가치 2000억 달러 평가

지난 7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초로 ‘조만장자(trillionaire)’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성장으로 회사 가치가 연일 높아지면서 그가 가장 먼저 재산 1조 달러(약 1,178조원) 고지를 밟을 거란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의 중력 탈출 속도… 누가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나’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그가 인류 첫 번째 ‘조만장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지분 절반가량을 갖고 있다. 비상장사인 이 회사 기업가치는 이달 초 일부 지분 매각 과정에서 1,000억 달러(약 117조원)로 평가됐다. 그러나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회사 가치가 최대 2,000억 달러(약 235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15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선 캡슐 '크루 드래건'을 실은 팰컨9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케이프 커내버럴=AP 연합뉴스

스페이스X는 단일 기업이라기보다는 △우주진출 인프라 △지구 관측 △심(深)우주 탐사 등 다양한 산업에 걸친 여러 회사의 집합체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 가운데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사업이 가장 큰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스페이스X는 로켓과 발사체, 지원 인프라와 관련해 어떤 것이, 언제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기존의 모든 관념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조만장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테슬라의 성장으로 자산을 불릴 거란 관측이 높았다. 스페이스X는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우주비행사 없이 민간인들만 탑승한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면서 몸값이 급등했다. 블루오리진(아마존), 버진갤럭틱(버진그룹)보다 우주선을 쏘아 올린 시기는 늦었지만, 경쟁사보다 ‘더 높게’ ‘더 오래’ 지구를 돌면서 “진짜 민간 우주 관광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순자산은 현재 2,414억 달러(약 284조원)로 추산된다. 머스크의 전체 자산에서 스페이스X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17%가량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