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출금 공익신고인 "외압 없었다면 왜 수사중단? 관련자들 일벌백계해야"

양은경 기자 입력 2021. 10. 20. 20:29 수정 2021. 10. 2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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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재판에서 '엄벌' 요구하는 진술서 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성윤 서울 고등검찰청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의 공익신고인인 장준희 부장검사가 20일 법원에 관련자들의 엄벌을 요구하는 진술서를 냈다. 그는 이날 이 사건 수사를 막은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다.

장 부장검사는 이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재판장 김선일)에 낸 A4용지 6장 분량의 ‘피해자 증인 진술서’에서 “공소장과 언론보도에는 증인인 저에게 큰 충격을 준 권력형 비리들이 다수 기재돼 있었다”며 “그러나 기소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법무부나 대검의 그 누구도 잘못을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고 했다.

장 부장검사는 “법무부·대검의 고위 공직자들이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관계와 요구에 따라 국민들이 부여한 막강한 권한을 사적인 용도에 활용한 범죄를 목격했다”고 했다. 2019년 과거사를 재조사한다며 출범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가 대상 사건으로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사건을 선정하면서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긴급 출국금지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장 부장검사는 “아무리 김학의가 중대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법률과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고 출국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 사건의 수사중단 과정에 대해 “2019년 당시 법무부와 검찰의 고위공직자들이 안양지청의 ‘불법출금’ 수사를 전방위적인 압력을 행사해 좌절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에서 적법한 지휘를 했을 뿐”이라는 이 고검장 주장을 반박했다. “만일 대검 반부패·강력부에서 적법한 지휘를 했다면 이현철 당시 안양지청장과 배용원 당시 차장이 대검 보고 하루만에 입장을 180도 바꿨을 리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대검 보고 하루만에 지청장과 차장이 수사를 중단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이 고검장을 비롯한 법무부 고위 공직자들의 엄청난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 부장검사는 수사중단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검사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외압에 굴해 범죄수사를 중단한 잘못에 대해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고 주임검사에서 교체된 후에도 사건처리에 온 힘을 기울였던 윤원일, 최승환 검사에게도 부장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받고 싶다”고 했다.

그는 외압사실을 부인하는 이 고검장과, 김 전 차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던 점을 들어 ‘결과적으로 출국을 막은 게 정당했다’는 불법출금 관련자들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렇게 정당한 행위였다면 안양지청에서 진행하던 (불법출금) 수사를 왜 그토록 집요한 방법으로 방해하고 중단시켰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 같은 권력남용 비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고검장이 피고인으로서 처음 출석한 이 사건 재판은 7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중 다섯 시간 가량은 이 고검장측 반대신문에 쓰였다. 오후에는 이 고검장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LKB 이광범 대표변호사가 직접 출석해 장 부장검사에게 질문했다. 그는 2019년 7월 4일 안양지청이 불법출금에 대해 ‘야간에 급박하게 이루어진 일로서 더 이상 수사계획 없음’ 문구를 넣은 데 대해 “경우에 따라서는 ‘향후 계속 수사 후 수사 상황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기재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기재했느냐”고 물었고 장 부장검사는 “통상적으로는 그렇게 기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사건은 이렇게 (수사계획 없음) 기재해서 보내 달라는 대검 요구가 있었다는 (배용원) 차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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