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발 사주 정황 또렷한 대화록, 공수처는 김웅 조사 서둘러야
[경향신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 전 조성은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에게 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 제출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통화 음성이 공개됐다. 조씨가 지난 19일 MBC <PD수첩>을 통해 공개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김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송파갑 의원 후보)은 “고발장은, 가신다 그러면 그쪽에다 얘기해 놓을게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고발장 전달을 두고 검찰과 사전에 교감했을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신속한 수사 진행이 요구된다.
공개된 통화 내용은 고발 사주의 과정을 충분히 짐작하게 한다. 김 의원은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라고 했다가 오후에는 대검 공공범죄수사부장을 만나 제출하라고 안내했다. 검찰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또 조씨와 통화 중 ‘우리’ 또는 ‘저희’라는 표현을 써 검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과 작업을 함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직후 통화 내용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더니 통화 내용이 공개된 뒤에도 “기억하는 바에 의하면 (전달자가) 검찰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사안이 분명해지는데도 계속 부인하는 것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고발 사주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결론에 따라 이 사건을 이첩받았다. 이날 공개된 통화에서 김 의원은 고발장 제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 나오게 되니 다른 이미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손 검사의 직속상관이자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역할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윤 후보 이름이 거론됐을 뿐 오히려 개입하지 않았음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제1야당의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수사가 늦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수처는 대선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고발 사주 의혹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나온 만큼 공수처는 속히 김 의원 소환 조사를 통해 진상을 확인해야 한다. 국정감사를 핑계로 수사가 늦어지면 의혹만 더 커질 뿐이다. 국민의힘 역시 김 의원을 두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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