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제주 성산일출봉을 스크린으로?..관광 활성화 방안 논란

송주상 기자 입력 2021. 10. 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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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계유산축전 당시 성산일출봉 일대. /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가 천연기념물 제42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자체를 초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성산일출봉 암벽에 축구장 크기의 영상을 상영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제주도청 산하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따르면 제주도는 야간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성산일출봉 수마포구 쪽 암벽면을 대형 스크린처럼 활용해 영상을 상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영되는 영상의 크기는 가로 120m, 세로 80m로 제주월드컵경기장 필드(가로 117m, 세로 78m)보다 크다. 영상은 성산일출봉 생성과정, 제주 설화 등을 주1회 상영한다.

애초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사업비 42억여원 규모로 빔프로젝터, 스피커 등을 성산일출봉 매표소 인근에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사업 타당성 조사 등을 이유로 늦어졌다.

도는 지난해 6월 성산일출봉 영상미디어 시스템 구축 기본설계 및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문화재청은 세계자연유산 보존 및 경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허가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의 판단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자 도는 최근 제주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에 관한 검토를 요청했다. 도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재청에 재협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의 열의가 높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제주 성산일출봉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매 서식지다. 또 초기 계획상 총 9대가 설치될 빔 프로젝터 1대는 약 3만7000루멘(lm)의 빛을 내뿜는 것으로 알려졌다. 1루멘은 촛불 1개 정도의 밝기다. 특히 루멘은 면적을 고려하지 않은 단위로 빔프로젝터가 한 곳에 집중될 경우 빛 공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해 9월 19일 2020년 세계자연유산축전 당시에도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성산일출봉 벽면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비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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