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기 사라진 이재명.."인사청문회 아냐" 철벽 치고 역공(종합)

홍지인 입력 2021. 10. 20. 19:25 수정 2021. 10. 2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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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 "이런게 마녀사냥" 野에 응수
오후 들어 '양두구육 불도그 인형' 등장엔 "저게 뭐에요? 허허허"
증인 선서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수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xanadu@yna.co.kr

(서울·수원=연합뉴스) 홍지인 윤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0일 두 번째 국정감사에서 이틀 전 행안위 국감 당시와 사뭇 다른 태도로 임했다.

국감장으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꼈고, 국감을 시작하면서 "성남 시장 시절이나 사생활 등에 대한 답변은 가급적 하지 않겠다"며 철벽을 쳤다.

그러나 이날도 국감 전체가 대장동으로 뒤덮인 가운데 계속되는 야당의 현안 관련 공세에 맞서 특유의 '사이다 화법'을 동원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신상 공격에 차단막 치고 시작 =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 도지사 자격으로 출석한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도정 현황 보고를 서면으로 대체한 다음 "제가 이틀째 국감을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공동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합의된 규칙을 지키는 것"이라며 "국감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다"라고 했다.

답변을 국감 취지에 맞는 질문에만 제한적으로 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이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및 사생활 등에 대한 답변은 가급적 하지 않겠다며 "법률에 기인한 국가위임사무,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에만 가능하면 답변을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말을 조금 머뭇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틀 전과 달리 이 후보의 얼굴에서 웃음기도 사라졌다.

지난 18일 국감장에서 '조폭 연루설'이 나오자 선보인 '흐흐흐' 등 12번의 웃음소리를 놓고 제기된 야당의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위증죄 처벌에 관해 묻자 이 후보는 잠시 침묵하다가 "형량 규정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발탁한 과정에 대해 추궁하자 이 후보는 "의원님은 십몇 년 전 상황이 다 기억나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이라면서 "여기가 범죄인 취조하는 데도 아니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관련 질의가 계속되자 유 전 본부장을 "유동규"로 계속 지칭하며 "유동규는 그런 정도 역량이 있었으면 내가 사장을 시켰을 텐데…"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국감에 앞서서 '초과이익환수제 건의의 불수용 주체는 누구냐', '지사직 사퇴는 언제 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도 연신 "미안합니다"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질의에 답변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수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xanadu@yna.co.kr

국감 후반부 되살아난 공격 본능…쏘아붙이며 곧바로 반박

국감이 진행되면서 야권의 공세가 점점 거칠어지자 이 후보도 본인 특유의 화법으로 지지 않고 맞받아치며 공을 상대방 편으로 넘겨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대장동 사업 설계자로서 대가를 받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바로 그겁니다. 안 주더라고요"라며 '허허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재밌게 잘 들었다. 감사드린다"며 "부처 눈에는 부처가,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 송 의원님은 상상이 안 될 수 있는데 저희는 그런 돈을 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황금이 문 앞에 있어도 안 건드리는 사람도 있다'면서 청렴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송 의원이 자신의 질의 시간에 양의 얼굴이 그려진 '페이스 마스크'를 씌운 불도그 인형을 꺼내자 이 후보는 "저게 뭐예요? 아, 양두구육"이라며 '허허허' 웃기도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이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해서 진실을 호도한다"고 비난하자 "말이 되는 얘기를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공공개발을 막고 100% 민간에 주려고 심하게 하는 바람에 저로서는 1조 원에 가까운 돈을 환수를 못 한 게 천추의 한"이라고 맞받아쳤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이 계속해서 배임 혐의를 몰아붙이자 "팩트에 관한 것들은 저도 충분히 답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공격만 하고 답할 기회를 안 주면 앞으로 아예 기관위임사무, 보조사업 외에는 아예 답을 안 할 생각"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김 의원이 제기한 '처남 스튜디오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이런 게 마녀사냥", "'네가 무고함을 증명해라', '이런 설이 있다'라는 것은 정말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시민이 부여한 인사권을 투기 세력에게 사실상 넘겨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자 "그런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몸을 낮추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또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발생한 민간 이익을 100% 환수하지 못한 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구속 등의 사안에 여러 차례 사과하기도 했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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