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나선 에디슨 강영권 대표 "무쏘·체어맨·렉스턴 전기차 만들겠다"

연선옥 기자 2021. 10. 2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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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지속할 자금력 뒷받침 될지가 관건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 후보로 전기버스를 만드는 에디슨모터스가 선정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해 전기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가 전기차 업체로 성공적으로 변신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새 주인의 ‘투자 지구력’이 쌍용차 회생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관리인 측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쌍용차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에디슨모터스와 경쟁하던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증빙 부족으로 평가에서 제외됐다. 법원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관리인이 신청하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허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쌍용차 평택공장 모습./연합뉴스

강성부펀드(KCGI)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해 전기차 회사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이날 결정이 발표된 직후 전화 인터뷰에서 “리더십 있는 경영을 통해 2023년에는 흑자를 내는 회사로 변모시킬 것”이라며 “과거 쌍용차의 인기 모델인 ‘무쏘’ ‘체어맨’을 포함해 ‘렉스턴’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해 2023년부터는 연간 흑자를 내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생산 라인을 풀가동해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고, 멈춰있는 2차 라인을 정비해 10만~15만대 생산 라인을 추가로 구축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상당한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쌍용차 임직원이 힘을 합쳐 생산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제안서에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해 내년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한 쌍용차는 주인이 네 번 바뀌고 워크아웃·법정관리를 한 차례씩 겪고 지난해 또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미군이 남기고 간 고물버스를 수리·개조해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라는 이름으로 차를 만들기 시작한 게 쌍용차의 시초다. 1977년 동아자동차공업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디젤 엔진을 얹은 4~6인승 지프차를 개발했다. 1979년에는 현재 쌍용차 본사가 있는 경기 평택에 공장을 지었다.

그래픽=김란희

1984년 ‘한국은 할 수 있다(Korea Can Do)’는 영문을 조합해 만든 모델 코란도(KORANDO)가 등장하면서 국산 지프차 시장을 장악했다. 코란도는 안기부(지금 국가정보원) 등 공안당국의 관용차로 사용되기도 했다.

1986년 자동차산업에 뛰어든 쌍용그룹이 동아자동차를 인수하고 이듬해 영국 팬더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쌍용차의 모습이 갖춰졌다. 1990년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사와 기술 제휴를 통해 무쏘, 뉴코란도를 출시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 사태 직후 대우그룹에 매각된 이후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굴곡이 시작됐다. 워크아웃 기간 무쏘와 렉스턴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2000년대 초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주인이 바뀐 뒤에도 자금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

쌍용차가 최근 출시한 SUV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쌍용차 제공

이후 ‘카이런’, ‘액티언’, ‘로디우스’ 등 후속 모델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2009년 법정관리가 시작됐다. 상하이차는 투자금 일부만 회수한 채 발을 뺐고, 법정관리 끝에 2011년 3월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했다. 2015년 소형 SUV ‘티볼리’가 상당한 돌풍을 일으켰지만, 2007년 이후 10여년간 적자가 이어지면서 적자가 누적됐다. 극심한 노사 갈등도 회생을 가로막았고, 결국 마힌드라도 경영권을 포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9000억원 이상 초과하는 쌍용차가 수익을 내는 전기차 업체로 변신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앞다퉈 전기차 전환에 나서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이 투자돼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쌍용차의 실제 인수 자금이 1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중소 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장기적인 자금 소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연선옥 기자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력과 전문 설비, 인력도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는데, 이 모델은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주행거리가 짧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에만 수천억원이 드는데, 쌍용차의 자금 사정은 물론 플랫폼을 개발할 기술이나 인력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유수의 완성차 업체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도 뛰어든 전기차 시장에서 쌍용차가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 매각주간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법원허가 절차를 거쳐 이달 양사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2주간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인수 대금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계약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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