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현장실습 멈춰야" 정운군 부모 껴안은 특성화고 사망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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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꼭 견디세요. 부모들이 이겨내야 합니다."
20일 여수를 방문한 고 이민호군의 어머니 박정숙씨는 여수 실습생 홍정운(18)군 부모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홍군처럼 이군을 떠나보낸 박씨는 사망 소식을 듣고 실습생 사망사고 피해자 유족으로 구성된 '특성화고 현장실습피해자 가족모임'(가족모임)을 찾아 홍군 유족을 위로 방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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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준이, 수연이, 민호 유족들 현장실습생 폐지 촉구
“울면서 꼭 견디세요. 부모들이 이겨내야 합니다.”
20일 여수를 방문한 고 이민호군의 어머니 박정숙씨는 여수 실습생 홍정운(18)군 부모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4년 전 이군은 제주의 한 생수 제조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사고로 숨졌다. 홍군처럼 이군을 떠나보낸 박씨는 사망 소식을 듣고 실습생 사망사고 피해자 유족으로 구성된 ‘특성화고 현장실습피해자 가족모임’(가족모임)을 찾아 홍군 유족을 위로 방문한 것이다.
박씨는 “언론을 통해 정운이의 사망을 접하고 우리 민호가 생각나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음달이 민호의 4주기 기일이다. 우리도 아직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홍군의 부모는 얼마나 힘들까 싶어 찾아왔다. 부디 힘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7년 1월 이동통신사(유플러스) 업무 실적 압박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홍수연(당시 18살)양의 아버지 홍순성씨는 정운군의 죽음에 울분을 참지 못했다.
홍순성씨는 “애견 관련 일을 하고 싶었던 수연이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이동통신사 콜센터에서 일했다. 어린 학생들에게 성인처럼 일을 시키면 어떻게 견디겠냐. 현장실습생 제도를 고수하는 대통령과 교육부는 반성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2014년 1월 현장실습을 나간 씨제이 제일제당 진천공장에서 괴롭힘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세상을 떠난 김동준(당시 18살)군의 어머니 강석경씨도 말없이 홍군의 부모 손을 붙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가족모임은 홍군이 세상을 떠난 사고 현장도 방문해 애도했다. 홍군이 따개비 제거작업을 했던 요트(7t)를 살펴본 가족모임은 물속에서 고통을 겪었을 정운군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는 “항구 주변으로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것을 보니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 분진 민원을 제기해 업체 대표가 잠수작업을 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척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요트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전문 잠수부 비용을 아끼려 정운이에게 잠수작업을 시킨 업주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가족모임은 이날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장실습생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성인이 된 후 진로를 정해도 늦지 않다. 전국 특성화고는 졸업 때까지 학생들에게 정상수업을 시켜야 한다. 교육부는 3학년 2학기 12월을 전국 동시 ‘취업 준비 기간’으로 정해 학생들의 진로 결정을 돕고 졸업 후 3월1일부터 취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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