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달러 웃돈 줘도..'수출 배' 못찾는 산업계 [산업계 덮친 물류대란]

강재웅 입력 2021. 10. 20. 18:20 수정 2021. 10. 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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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 쇼크가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수출선박 쇼티지(공급부족) 장기화로 사실상 선박 확보를 반포기하는 수출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수출 중소기업의 대표는 "웃돈을 주지 못하면 배를 구할 수 없다"며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제품을 보내려면 기본 1만달러 이상 고운임 선박을 어렵게 얻어서 제품을 보내고 있다"며 "운임은 연초보다 3배 가까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대다수 수출 기업들은 배를 구하지 못해 재고 부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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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선박 확보 사실상 포기
재고 쌓이고 자금 회수 길 막혀
"물류·금융비용에 파산 걱정"
출구 안 보이는 물류대란 쇼크
물가 더 끌어올릴 도화선 될 듯

물류대란 쇼크가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수출선박 쇼티지(공급부족) 장기화로 사실상 선박 확보를 반포기하는 수출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해상·항공운임이 연일 치솟고 원자재가격 고공행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채산성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제,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가 다가오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고조시키고 있다. 물류비용·원자재가격 급등→제조원가 상승→물가상승 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국내 수출 기업들에 따르면 연말 최대 쇼핑시즌을 앞두고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4·4분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크리스마스 등 국내 수출 기업이 연말 특수를 누려왔지만 올해는 보낼 물량은 쌓여 있지만 실어 나를 배가 없어서다. 늘어나는 재고 부담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함께 지연 결제로 자금 회수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원자재가격에 따른 제조비용 상승으로 역마진도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수출 중소기업의 대표는 "웃돈을 주지 못하면 배를 구할 수 없다"며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제품을 보내려면 기본 1만달러 이상 고운임 선박을 어렵게 얻어서 제품을 보내고 있다"며 "운임은 연초보다 3배 가까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고운임이지만 이 기업은 배를 구한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셈이다. 대다수 수출 기업들은 배를 구하지 못해 재고 부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고운임의 컨테이너 배정 추세"라며 "컨테이너선을 확보하면 업체들은 물건을 보내게 되고 구하지 못하면 보내지 않고 야적장에 쌓여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고물량 부담으로 자금 운영에 문제가 발생해 도산 위기에 우려하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입 중소기업 51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출입 중소기업 물류애로 실태조사'에서 물류애로에 따른 어려움으로는 영업이익 감소(60.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통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배가 없어 배송이 지연되면서 결제도 늦어지고 있다"며 "물류비용과 금융비용 등이 부족해 파산을 걱정하는 기업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물류대란 장기화는 물가를 더 끌어올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상품 가격에 본격적으로 전가하면 소비자 물가가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 저성장·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등을 경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무디스애널리틱스의 팀 우이는 보고서에서 노동력뿐 아니라 컨테이너, 해운, 트럭, 철도, 항공, 창고 등 공급망의 모든 지점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나 한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회복에도 제때 납품이 이뤄지지 않고, 비용과 가격이 상승하면서 세계 생산이 저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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