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대박' 남욱, 윤석열테마주 들어갔다 '쪽박'

김미영 2021. 10. 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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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지인들과 다이나믹디자인 주식매입
'코로나·윤석열테마주' 내부정보 알았지만..'상투' 잡아
100억 투자했지만 반토막.."올해 상반기 다 정리"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1000억원 넘는 배당금을 챙긴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가 주식시장에선 ‘작전’을 꾀하다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남 변호사가 지인에 투자회사를 차리게 해 대장동 사업의 배당금을 주식은 물론 코인에도 투자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대장동 키맨’ 남욱 변호사, 검찰 출석(사진=연합뉴스)
‘경제공동체’ 지인들과 주식작전 도모 정황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남 변호사는 지난해 5월 27일 (주)케이제이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다이나믹디자인(옛 세화IMC) 주식을 장외매수했다. 단가 1688원에 56만1700주를 사들여 9억5000여만원을 투자했다. 눈길을 끄는 건 같은 날 같은 방식으로 토목건설업체 A사의 나모 대표도 26억1000여만원어치인 154만7305주를 사들였다는 점이다. 나 대표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박영수 전 특검 인척인 분양대행사 대표에 건넨 100억원을 최종적으로 받은 이로 알려져 있다.

남 변호사와 나 대표가 케이제이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건 경제공동체의 전형적인 ‘작전’으로 해석되는 정황이 많다.

광주광역시 소재 타이어 금형 업체인 이 회사는 창업주의 횡령·배임 등으로 2018년 2월부터 주식 매매정지상태였다가 작년 5월 26일 거래가 재개됐다. 5월 29일엔 이사회를 통해 마스크 등 의약외품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는 공시를 냈다. 이어 31일엔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안영규 변호사를 7월에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코로나19의 마스크대란 상황에서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고, 유력 대선주자로 꼽힌 윤 전 총장과 인연 있는 인사까지 맞는 등 연속된 ‘호재’를 맞게 된 셈이다.

남 변호사·나 대표가 경영상 문제를 겪어온 이 회사를 하필 ‘작전’ 타깃으로 삼은 건 이러한 내부정보를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 회사의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인 류모 부사장, 케이제이인베스트의 김모 대표는 남 변호사·나 대표와 친목 겸 사업모임을 같이 하는 사이로 전해진다. 김모 대표의 경우 지난해 8월까지 NSJ홀딩스(천화동인 4호)의 대표이사였다. 케이제이인베스트먼트는 작년 4월 부동산투자자문업으로 설립됐는데, 설립 한달도 안된 5월12일 다이나믹디자인이 실시한 1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주식을 사모았고 이 중 일부를 남 변호사·나 대표 외 3인이 사들였다. 류 부사장은 내부정보를 전달하고, 남 변호사·나 대표·김 대표 등은 케이제이인베스트먼트를 세워 이를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물타기해도 손실…손절한 걸로 알아”

그런데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갔다. 이 회사는 5월 26일 거래재개날 종가는 1643원, 다음날엔 1827원까지 올랐다가 1623원에 마감했다.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같은 해 7월엔 80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1688원에 매수한 남 변호사와 나 대표는 ‘상투’를 잡은 꼴이 됐다.

둘은 이후 주식 매수를 이어가며 물타기한 걸로 보인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남 변호사는 236만3632주, 나 대표는 397만3785주를 보유했고 같은 해 말 기준으로는 남 변호사 309만7244주, 나 대표는 745만3500주로 늘었다.

둘이 합쳐 주식매입에 100억원 넘게 부은 걸로 추산되지만, 주가는 2020년 9월 1200원선을 잠깐 터치한 뒤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엔 400~5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남 변호사가 작년 9월 유상증자 때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작년 5월 이후 주식이 하락세였기 때문에 물타기 했어도 수익을 내진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남 변호사의 한 지인은 “주식투자로 손해가 커지면서 나 대표와 류 대표 등 싸움이 일어난 걸로 안다”며 “남 변호사도 올해 상반기에 손절하고 나갔다”고 했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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