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아이폰13미니, 실력은 '엑스라지'

백유진 2021. 10. 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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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개선된 카메라, 12프로보다 월등
A15 바이오닉으로 가능해진 '시네마틱 모드'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아이폰13 미니./ 사진=백유진 기자 byj@

'작은 고추가 더 맵다.' 몸집이 작은 실력자를 칭찬하는 흔한 표현이지만, 아이폰13 미니를 이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다. 전작인 아이폰12 프로를 사용하고 있는 입장이라 더욱 더 그렇게 느꼈다.

아이폰13 미니는 몸집이 작을 뿐 아이폰13과 모든 기능이 같다. 전작의 프로 모델에도 없던 센서 시프트 기능뿐 아니라, 더 강력해진 칩으로 성능도 개선됐다. 특히 카메라 기능 개선이 두드러졌다. 듀얼 카메라여서 프로 모델에 있는 망원 카메라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애플로부터 아이폰13 미니 제품을 대여해 한 주가량 사용해봤다.

흰 우유에 딸기 한 방울

아이폰13은 작년과 같이 4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이중 아이폰13과 아이폰13 미니에는 작년과 달리 핑크 색상이 추가됐다. 실물은 공개된 사진보다 색이 진하지 않고 은은하다. 빛에 따라 오묘한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시럽을 덜 넣은 딸기 우유'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

아이폰13 미니 핑크 색상. 빛에 따라 흰색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핑크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전작과 같이 스마트폰 앞면은 세라믹 실드, 뒷면은 글래스 소재를 사용했고 측면은 알루미늄 밴드다. 측면이 뒷면보다 색이 좀 더 진하다. 전작보다 무게는 7g 늘었고 두께도 조금 늘었지만, 최신 스마트폰에 비하면 워낙 크기가 작고 가벼운 축이었다. 카메라가 커지면서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습)'도 조금 더 심해졌지만, 케이스를 사용하니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디자인적으로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애플이 아이폰13을 처음 공개했을 때 "혁신이 없다"는 반응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품을 사용해보니 아이폰12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2 프로보다 강력한 13 미니 카메라

가장 큰 차이는 카메라였다. 처음 아이폰13 미니를 받았을 때 "아무리 신작이지만 전작 프로보다 좋겠어?"라고 생각한 것은 섣부른 짐작이었다. 기본 카메라로도 차이가 컸다. 두 폰을 양손에 들고 같은 상황에서 촬영을 해도 아이폰13 미니가 더 밝고 깨끗하게 찍혔다. 아이폰12 프로의 카메라 렌즈가 더럽혀졌나 싶어 여러 번 닦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아이폰12 프로(왼쪽)와 아이폰13 미니(오른쪽)로 찍은 야경 사진. 사진을 확대해봐도 아이폰13 미니가 더 또렷한 사진을 찍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전작 대비 조리개가 넓어지고 새로운 오토 포커스 센서를 탑재한 덕이란다.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의 경우 전작 대비 92%, 와이드 카메라는 2.2배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애플 측 설명이다.

야간 촬영에서는 차이가 더 극명해졌다. 아이폰12 시리즈에서는 프로 맥스 모델에만 적용됐던 '센서 시프트'가 전 모델로 확대 적용돼서다. 센서 시프트는 렌즈 대신 센서에서 흔들림을 보정해주는 기능이다. 덕분에 야경 사진을 찍을 때 흔들림이 적고 더 선명하게 찍혔다.

아이폰12 프로로 찍은 사진(왼쪽)은 가로수 빛 번짐이 심한 반면, 아이폰13 미니(오른쪽)로 찍은 사진은 빛 번짐이 거의 없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개인적으로 사진 촬영 때 가장 개선됐다고 느낀 점은 '빛 번짐'이다. 같은 환경에서 촬영해도 아이폰12 프로보다 아이폰13 미니가 빛 번짐 현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빛의 잔상이 보이는 플레어(고스트) 현상은 여전했다.

촬영 시 사진 스타일을 선택하는 기능도 쓸 만했다. 사진 설정에서 △풍부한 대비 △선명하게 △따뜻하게 △차갑게 등의 모드를 선택하면, 촬영할 때 필터가 반영되는 기능이다. 사진을 촬영한 뒤 편집을 하면 사진 전체가 보정되는데, 사진 스타일을 미리 바꾸면 원본의 느낌을 살리면서 보정이 돼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이폰13 미니에서 사진 스타일을 적용해 찍은 사진(왼쪽)은 효과가 자연스럽게 적용된 데 비해, 사진 촬영 후 효과를 적용(오른쪽)하니 색감이 사진 전체에 과하게 적용됐다. 위는 따뜻하게, 아래는 차갑게 설정한 사진이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스마트폰으로 영화 찍어볼까?

특히 이번 신작에서는 애플이 중시하는 '인물' 촬영을 동영상까지 확장했다. 영상을 촬영할 때 자동으로 초점을 바꿔주는 '시네마틱 모드'다. 시네마틱 모드로 촬영하면 인물이나 사물의 움직임에 따라 초점이 자동으로 바뀌고, 사용자가 초점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촬영 후 편집으로 초점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시네마틱 모드로 촬영을 해보니 피사체가 바라보는 시선을 향해 카메라의 초점이 자동으로 바뀌었다. 피사체가 움직일 때도 초점이 흔들리지 않고 따라갔다. 가끔 초점이 원하는 대로 잡히지 않거나 흔들리는 경우도 있는데, 촬영이 끝난 후 편집 메뉴에서 초점을 바꿀 수 있어 편리했다.

시네마틱 모드는 전면 카메라로도 가능했다. 촬영을 하다 뒤를 돌아보니 바라본 대상으로 초점이 옮겨갔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브이로그 등을 위해 일상을 촬영하거나 아이폰을 전문 촬영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유용해 보였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활용도가 얼마나 높을지는 의문이다.

A15 바이오닉이 바꿔놓은 것들

시네마틱 모드는 아이폰13 시리즈에 적용된 'A15 바이오닉 칩'의 성능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대표적인 기능이다. A15 바이오닉 칩이 있어야 시네마틱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로서는 아이폰13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인 셈이다. 다만 연말에 진행될 iOS 업데이트 이후에는 아이폰12 등에서도 초점 편집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이폰13 미니./ 사진=백유진 기자 byj@

A15 바이오닉 칩의 성능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존하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칩 중 가장 빠르고,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칩과 2년 정도의 기술 격차가 있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아이폰13 미니의 경우 신규 6코어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해 경쟁 제품보다 최대 50%, 4코어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최대 30% 빠르다. 초당 15조8000억회의 연산을 수행하는 16코어 뉴럴엔진도 적용했다.

칩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었다. 전작 미니 모델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너무 적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아이폰13 미니는 이보다 1시간30분 정도 늘었다.

배터리 테스트를 위해 캐주얼 모바일 골프 게임인 '프렌즈샷'을 1시간가량 해보니 배터리가 10% 정도 소모됐다. 그동안 발열도 거의 없었다. 충전 없이 하루종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전작에 비해 소모량이 많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아이폰13 미니./ 사진=백유진 기자 byj@

아이폰은 작년 첫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통해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1억대 이상 팔린 전작의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아이폰13의 역할이 막중한 상황이다.

높은 기대감 때문인지, 아이폰13 공개 이후 나온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10년 동안 발전해 온 스마트폰이라는 상품에서 가능한 '혁신'의 폭은 넓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이폰13 시리즈 중 가장 하위 모델인 아이폰13 미니를 사용해봤지만, 애플은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최선의 혁신을 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이상의 혁신은 머지않은 미래에 출시가 예상되는 애플의 폴더블폰에서 바라는 것이 좋겠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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